6·11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 레이스가 막판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이준석 후보가 여론조사상 압도적 1위로 치고 나가자 신·구 후보 간 각종 의혹 제기가 쏟아지는 등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른 모양새다. 막말과 음모론이 난무하는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론조사 1, 2위를 다투는 이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7일 ‘윤석열 배제론’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야권 대선 후보군에서 배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나 후보의 의혹 제기에 “그걸 젊은 사람들은 ‘뇌피셜(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한다. 망상에는 응답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전날 나 후보는 최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고 발언한 점 등을 들어 이 후보가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겠다는 김 전 위원장과 공감대를 형성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앞서 이 후보가 제기했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을 두고도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 후보는 “다른 후보 측에서 명부가 유출돼 30만명 넘는 당원한테 (이준석 비방) 문자를 뿌린 정황이 발견됐다. 명단 관리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대선을 치를 수 있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전날 당원들이 받은 문자 메시지엔 ‘이준석 위험하다’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이 링크됐다. 이 후보는 당 선거관리위원회 조사와 윤리위원회 회부를 요구하고 있다.
두 중진 후보는 반박에 나섰다. 나 후보는 “(우리 캠프에서) 그런 것이 유출된 적은 없었다. 특정 캠프를 운운해 의도적으로 네거티브한 것처럼 이슈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후보 역시 “우리 캠프를 점검해봤는데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밖에도 주 후보 측은 이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자 ‘특정 세력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 전 여론조사는 단 세 차례 이뤄졌지만, 국민의힘의 경우 지난달 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여론조사가 17차례 실시된 점을 들어 특정 세력의 조직적 개입을 의심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8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당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을 뽑는 모바일 투표를 시작했다. 대의원과 책임당원, 일반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32만8000여명이 대상이다. 오는 9∼10일엔 국민 여론조사가 실시된다. 선거인단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가 반영된 최종 결과는 오는 11일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