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방치·하천 오염… 경기 민생범죄 ‘환경’ 최다

특사경 “1582건 중 30% 이상 차지”
쓰레기 700t 버려 수억 부당이득
가평은 하천 관련 범죄 절반 넘어

지난 3월 무허가 폐기물처리업자 A(60)씨의 무단투기 행위가 경기도 특법사법경찰(특사경)의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A씨는 금속류를 선별해 팔아넘기고, 나머지 폐기물은 인적이 드문 고물상 등 다른 사람의 땅에 방치해 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됐다. 2016년부터 고양시와 화성시 등을 돌며 수집한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폐전선 등 6000여t 가운데 이런 식으로 투기·방치된 재활용 폐기물은 700t이 넘었다.

경기도 특사경은 지난 1년간 수사해 검찰에 송치한 민생범죄 가운데 환경 관련 범죄가 전체의 30%를 차지했다고 7일 밝혔다.



특사경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전체 민생범죄 1582건 중 환경 분야는 486건에 달했다. 이어 식품(261건), 운수사업(130건), 원산지 표시(118건), 부동산(86건) 등이다. 통계에는 지난해 도내에서 수사한 식품, 환경, 경제, 관광, 부동산 등 33개 분야 민생범죄의 지역별, 월별 발생 현황도 담겼다.

지역별 발생 현황을 보면 포천시는 환경(발생범죄 151건 중 129건·85%), 화성시는 식품(137건 중 39건·29%) 관련 범죄의 발생 빈도가 높았다. 부동산 투기과열지구인 과천시의 경우 발생범죄 28건 중 19건(68%)이 부동산과 관련됐다.

도내에서 개발제한구역 면적이 가장 넓은 남양주시에선 80건 중 15건(19%)이 개발제한구역 관련 범죄였다. 가평천과 어비계곡 등이 있는 가평군에선 발생 범죄 44건 중 24건(55%)이 하천 관련 범죄였다.

이 같은 민생범죄의 범행 동기는 부주의(58.8%)와 이윤(26.0%), 생활비 마련(10.3%)의 순으로 파악됐다. 범죄자 연령대는 50대(33.6%)가 가장 많았다. 범죄 발생 장소는 공장(28.7%), 월별 건수는 5월(13.6%)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사경은 이처럼 다양화된 민생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압수수색영장 집행(강제수사)과 디지털포렌식을 병행 중이다. 환경 범죄의 경우 배출처, 자금흐름 등 구체적 혐의 입증을 위한 보강 수사도 이뤄지고 있다.

이런 내용이 담긴 민생범죄 통계는 지난 4일 도 홈페이지에 처음 공개됐다. 도내 31개 시·군과 경기 남·북부경찰청 홈페이지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앞서 특사경은 민생범죄통계 작성 및 공표를 위해 지난해 12월 통계청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인치권 경기도 특사경 단장은 “민생범죄통계 공개 목적은 도민의 알 권리 보장과 범죄 예방에 있다”며 “축적된 통계자료는 특사경 수사와 공공기관의 정책수립, 민간부문 연구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