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8일 소속 의원 전원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를 감사원에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자당 의원·가족 관련 조사 결과를 내놓이며 야당을 압박하자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권익위와 감사원을 대비시켜 국민의힘의 투명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권익위의 이번 부동산 투기 조사는 사실상 ‘셀프 조사’, ‘면피용 조사’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기관인 감사원에 소속 의원 102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의뢰해 공정성을 담보 받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내부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강경 대처하면서 국민의힘도 동참하라고 압박하자 역공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3월 소속 의원 전원이 전수조사에 동의해 감사원 조사가 이뤄져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4·7 재보선에서 여권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맹공을 퍼붓고 반사이익을 얻은 만큼, 여권의 자정 노력을 지켜보기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다만 자체적인 파악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사례가 드러날 수도 있어 우려하는 기류도 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시간끌기용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용빈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감사원법 24조에 따라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에 소속된 공무원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이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고 알고도 그랬다면 얄팍한 꼼수 정치의 진수”라고 꼬집었다.
이어 “수차례에 걸쳐 전수조사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이 거부했다”며 “더는 비겁한 모습 보이지 말고 지금이라도 소속 의원 전원에 대해 즉각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