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출근, 11시 출차'… 택배업계 "파업해도 택배대란 없을 것"

8일 오전 서울 한 택배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7일부터 출근을 오전 9시로, 배송출발을 오전 11시로 늦추고 분류작업을 거부하는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택배노조가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결렬에 따라 9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하자 택배업체들은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택배업계에서는 일부 배송 차질은 있겠지만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규모가 크지 않고 직영 택배기사 투입 등도 가능한 만큼 전국적인 ‘택배 대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9일부터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2100여명이다.

 

나머지 쟁의권 없는 조합원들은 출근 시간을 2시간 늦춰 ‘오전 9시 출근·11시 배송 출발’하는 방식으로 단체행동에 나선다.

 

택배업계에서는 일단 파업 첫날인 9일 오전 참여율을 살피겠다는 입장이지만 전체 택배기사 중 노조 가입률이 11% 정도고, 이 중에서도 일부만 파업에 나서는 만큼 전국적으로 택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택배사인 CJ대한통운은 노조원 비중이 7% 정도, 한진과 롯데택배는 5% 수준이다.

 

앞서 택배노조가 7∼8일 진행한 택배 분류작업 거부와 ‘9시 출근’ 단체행동의 경우 노조 조직률이 높은 우체국 택배를 중심으로 일부 배송 차질이 빚어졌다.

 

민간 택배사에서는 경남 창원 등 노조원 비중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 배송 차질이 있었다.

 

그러나 택배업계는 이번 총파업 선언이 전국적으로 배송에 큰 영향을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택배노조가 어제와 오늘 진행했던 분류 거부와 9시 출근단체행동에도 전체적으로는 실제 참여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택배업계는 택배노조가 실제 강도 높은 파업을 벌이면 직고용하는 회사 소속 택배기사나 관리직 인력을 현장 배치하는 등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직영 택배기사가 1000명 정도다.

 

우정사업본부는 배송 지연을 고객에게 안내하고 택배 배송에 집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많은 물량을 접수하는 계약업체는 민간 택배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대응 계획을 8일 발표했다.

 

택배 물량 감축에 따른 임금 감소 문제는 사회적 합의기구 논의에서 택배기사들의 근로 시간을 지금 보다 줄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 데 따라 논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배송 물량이 줄어들어 임금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문제에 대한 대책은 택배비 인상과 연계돼 있어 당장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택배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