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자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제공한 얀센 백신을 맞게 된다.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에 이어 얀센 백신은 이번 주, 모더나 백신은 다음 주부터 접종 현장에 투입되는 것이다.
9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등에 따르면 30세 이상 60세 미만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자 등 약 89만4000명은 10일부터 얀센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바이러스 벡터’ 계열의 얀센 백신은 두 번 맞아야 하는 다른 제품과 달리 한 번만 맞으면 된다. 이 때문에 지난 1일 사전 예약이 시작된 지 불과 18시간 만에 90만명 예약이 모두 끝날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얀센 백신 접종은 이달 20일까지 동네 병·의원 등 지정된 위탁 의료기관에서 이뤄진다.
만약 잔여량이 생기게 되면 60세 이상 고령층에 우선 배정된다. 이를 위해 각 병원에서는 고령층 예비 명단을 활용하고 있다.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령층의 당일 접종이 어려울 때는 네이버·카카오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접종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얀센 백신 101만2800명분 가운데 90만 명분만 예약을 받고 나머지 11만여 명분은 예비 물량으로 남겨뒀다. 향후 접종 상황에 따라 이 물량을 추가로 쓸 수도 있다.
만약 백신 접종 당일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예약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
김기남 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사전 예약한 접종 일정을 변경하는 것은 예약한 의료기관을 통해 가능하다”면서 “접종 당일에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해당 의료기관에 연락하면 연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을 맞은 후에는 의료기관에서 최소 30분, 귀가 후에도 며칠간 상태를 잘 관찰하는 게 좋다.
AZ 백신과 마찬가지로 얀센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를 인체에 주입하기 위해 그 자체로는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전달체)로 활용한다.
미국에서 얀센 백신 접종 후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발생 사례가 여러 건 보고되면서 지난 4월 한때 사용 중단이 권고됐다가 열흘만에 해제된 바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은 매우 드물게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접종 후 4∼28일 사이에 심한 두통, 흉통, 부기 등 이상반응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진료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얀센 백신 중 일부를 도서 지역이나 긴급하게 접종이 필요한 경우에 사용할 방침이다.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 보건지소 등이 없는 도서지역 거주자 가운데 30세 이상 접종 희망자(1000명 이내)를 대상으로 얀센 백신을 접종한다.
접종은 해군 함정을 활용한 임시 예방접종센터의 순회 접종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