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60만명 넘게 증가하며 고용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실업자가 줄고, 비경제활동인구도 감소하면서 구직활동이 활발해지는 모습도 나타났다. 다만 60대 이상 취업자 수가 취업자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30대와 40대 취업자 수는 감소 흐름을 이어가는 등 고용 부진 양상도 혼재됐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55만명으로, 1년 전보다 61만9000명 늘었다.
지난 4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65만2000명 증가한 데 이어 두달 연속 취업자 수 60만명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취업자 수는 지난 3월 31만4000명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저효과’도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면서 경기가 살아난 것도 취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별 취업자 수 증감을 보면 재정 일자리가 몰려 있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24만1000명 증가했다. 건설업 취업자가 13만2000명, 사업시설 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취업자가 10만1000명 증가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도 4000명이 늘었다.
반면 도·소매업은 13만6000명이 감소해 대면서비스업 부진 양상이 고용동향에도 나타났다.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 취업자도 4만5000명이 줄었고,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에서도 3만9000명이 감소했다.
취업자 수 증가가 60대 이상에 집중되는 흐름은 그대로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 증감을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45만5000명이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 61만9000명의 약 74%가 60대 이상 취업자인 셈이다. 20대와 50대 취업자 수도 1년 전보다 각각 10만9000명, 10만명이 늘었다.
반면 30대는 전년 동월 대비 6만9000명, 40대는 6000명이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소한 취업자 수에서 올해 또 취업자가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분석하면 40대 취업자 수는 2015년 11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67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 중이고, 30대 취업자 수도 2020년 3월부터 1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 중이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5만5000명, 임시근로자는 30만7000명 늘고, 일용근로자는 2만명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에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5만3000명 늘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6만7000명 줄었다.
취업자 수가 크게 늘면서 5월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1.2%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올랐다. 특히 청년층(15∼29세) 고용률(44.4%)이 같은 달 기준 2005년(45.5%) 이후 가장 높았다.
실업자는 114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명 줄어 두 달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청년층 실업자도 전년 동월 대비 2만4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4.0%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취업자도 아니고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19만6000명 줄어든 1635만1000명으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5월 고용시장은 일자리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내용 측면에서도 개선이 지속하고 있다”면서 “높은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세가 지속돼 향후 고용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다른 경제지표와 달리 고용지표는 회복세를 나타낸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실업률이 여전히 높고, 취업자 수도 공공부문 일자리를 제외하면 증가폭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노동비용 충격과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노동시장이 더욱 경직되면서,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어려움이 지속되고 국민들의 체감도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