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면 7월 이후 시행될 ‘트래블 버블’의 가장 큰 특징은 상대국 입국이나 한국 귀국 후 격리의무가 면제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기업인 특수통로’(패스트 트랙) 등을 활용한 필수 목적이 아닌 일반 여행목적 방문에 대해 2주 정도의 격리의무를 부여하고 있는데, 트래블 버블은 이런 이동 제한이 없다. 다만 이는 방역에 대한 상호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에 한정되는 조치다.
9일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트래블 버블은 7월 이후 제한적으로 시행된다. 7월에는 국내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확정·발표되고, 상반기까지 백신 접종률 25% 정도 달성이 예상되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백신 접종 확대와 11월 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을 낙관하는 정부가 미리 과도기에 제한적인 국가 간 교류회복 방안을 추진하는 의미도 담겼다.
트래블 버블 이용객은 현지에서 정해진 여행 스케줄이 아닌 개별 일정을 소화해선 안 된다.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미취학 아동 등 20세 이하는 트래블 버블을 이용할 수 없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접종 상황 등을 고려해 개인 여행객 등으로 트래블 버블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코로나19로 최악의 경영 위기에 몰린 항공·여행업계는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각 항공사는 국제선 운항 재개와 확대를 위한 수요 파악에 나섰다. 관련 여행상품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트래블 버블은 꽁꽁 얼어붙은 항공·여행업계 고용상황 개선 기대도 높이고 있다. 항공사들이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이달 말 종료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 연장이 받아들여지고, 트래블 버블까지 활성화하면 무급 휴직 확대 등의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사도 마찬가지여서, 이들은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정상 근무 상황 복귀를 고대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전체 직원 1400여명 가운데 올해 3월까지 200여명만 근무했지만 차츰 복직이 늘어나면서 현재 400여명이 근무 중이다. 근무 일수도 이달부터 주 3회에서 5회로 늘렸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10월부터는 전 직원이 복직해 정상 근무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잠재적인 해외여행 수요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일주일간 해외 항공권 예약이 직전 일주일보다 442% 급증했다. 백신 접종 본격화로 해외여행 기대가 한층 커진 것이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