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일이 형님의 생일이었습니다."
10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 건물 붕괴로 숨진 A(64·여)씨의 둘째 아들 B씨는 허탈한 표정으로 황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당일은 아들의 생일상을 차려주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점심 장사를 마치고 시장에 다녀오는 길이었다고 했다.
시장에 들렀다 온 탓에 평소엔 타지 않던 버스를 탔던 게 화근이었다.
집 앞 정류장까지 두 정거장을 남겨놓은 곳에서 A씨가 타고 있던 버스는 잠시 정차 중 그 옆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해 매몰됐다.
사고 직후 SNS를 통해 먼저 붕괴 소식을 접한 B씨는 어머니가 사고 버스에 타고 있다는 형님의 전화에 할 말을 잃었다.
타지역에 살고 있던 B씨는 지난주 주말 어머니를 뵈러 왔다가 간 게 마지막 순간이 돼버렸다.
어머니 집에서 나설 때 "밥을 먹고 가라"는 말을 뿌리치고 그냥 돌아왔던 게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고 했다.
B씨는 "철거 당시에 차량까지 안전하게 통제를 해줬으면 이렇게까지는 안 됐을 것"이라며 "행인들을 통제하면서 차량 통제를 하지 않아 결국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의 피해가 컸다. 그게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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