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집값 폭등으로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 예고한 “상상도 못할 정도의 부동산 공급”의 윤곽이 드러났지만,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민주당 부동산특위가 발표한 ‘누구나 집’ 시험사업 부지 6개 지역과 2기 신도시 내 유보용지 활용으로 공급 가능한 가구 수가 약 1만6000가구로 ‘미니 신도시급’에 머물러서다. 공급 대상지 위치 또한 대부분 수도권 외곽이고, 사업 추진에 있어 ‘선결 과제’들이 부상하면서 공급 확대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시세차익 유인 無…사업자 참여할까
◆용지 변경 합의 필수…‘과천 사태’ 재현?
2기 신도시 내 유보용지를 활용해 약 5800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구상 또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유보지의 경우 대학, 연구소, 문화·복지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는 자족시설용지로 활용하게 돼 있다. 해당 용지에 공공 분양·임대주택을 지으려면 지자체와 입주민의 동의를 얻어 주택용지로 변경해야 한다. 최근 과천정부청사 부지에 아파트 4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한 계획이 주민 반발로 전면 취소된 사례도 있어 이 같은 상황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천에서는 과밀화를 우려한 기존 입주민들의 반대에 직면했다”며 “법 개정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과천은 지난 수십년간 주민들에게 ‘과천시민 전체 공유공간’으로 쓰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정부가 갑자기 (뒤집고)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니 반발이 있었던 것”이라며 “다른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추가 부지 확보, 사실상 어렵다”
결국 민주당으로선 정부의 기존 공급 방침인 2·4 대책 이외에 추가 공급을 위해선 부지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기존에 검토된 용산 미군기지 부지 활용, 도심 내 군 공항 이전,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모두 시간이 걸리거나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김 의원은 용산 기지와 관련해 “그런 아이디어가 당내 일부에서 제기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법상 공원으로 돼 있어서 법 개정을 하지 않는 한 논의할 수 있는 게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군 공항 이전과 그린벨트 해제 등에 대해선 “주로 전문가들이 주장한 대안이며 당장 올해, 내년에 이들을 택지로 만들 가능성은 전혀 없다”면서도 “다만 당정 합동 태스크포스(TF) 등에서 협의가 된다면 내년 대선공약으로 삼을 수 있는지 등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수·김희원·박세준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