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랑 월드’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정세랑 작가의 첫 에세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가 발간됐다.
‘피프티 피플’, ‘지구에서 한아뿐’, ‘보건교사 안은영’ 등으로 유명한 정세랑 작가가 소설이 아닌 에세이로 독자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평소 여행을 싫어한다고 밝힌 그녀가 다름 아닌 여행기를 냈다는 점에서 더욱 호기심을 자아낸다.
정세랑 작가는 어쩌다 보니 친구가 보고 싶어 뉴욕까지 날아갔고, 이벤트에 당첨되어 런던에도 갔으며 남자친구의 유학을 따라 독일에도 가게 됐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여행기가 어쩌다가 9년 동안 계속되었고, 누구나 여행을 그리워하게 된 이때에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됐다.
이 책에는 그녀의 소설과 정세랑이라는 작가가 어떻게 탄생하고 만들어졌는지 ‘정세랑 월드’의 모든 비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지 않았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과 쓰지 못했을 것들에 대한 기록이 가득하다.
과거와 미래, 동서 문명, 인간과 환경을 아우르며 이 시대에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들,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이런저런 이유들을 투덜투덜 털어놓다가, 결국 조각조각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해버리고 마는 사랑스럽고 다정한 기록이 인상 깊다.
그동안의 소설작품 속에서도 그러했듯이 이번 에세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에서도 정세랑 작가는 그 무엇 하나 그냥 지나치는 법 없이 지구 구석구석에 시선을 건네고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특히 이번 책이 특별한 것은 정세랑을 아끼고 사랑하는 독자들이 함께 만든 책이라는 점이다. 전국 10개의 독립서점을 기반으로 100명의 독자가 참여한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의 사전 독서 모임 ‘SSA 비밀요원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것.
‘SSA 비밀요원 프로젝트’는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독자들에게 ‘비밀’ 콘셉트의 독특하고 재밌는 경험을 선사하고, 숨어 있는 좋은 서점을 발굴해 독자와 연결함으로써 독립서점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사건 파일 콘셉트의 스페셜 에디션 가제본을 미리 읽은 독자들이 비밀기지(독립서점)에 모여 ‘스토리로 세상을 구하라!’라는 미션을 수행하며 책을 중심으로 강력한 연대감을 나누었으며 그 의견들이 실제로 제작에도 반영돼 의미가 있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