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뻘’ 대통령·與 대표 상대할 36세 이준석… ‘공존’에 방점

대표 수락 연설서 “공존할 수 있는 당 만들 것”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뉴시스

 

 

11일 국민의힘 새 사령탑으로 선출된 이준석 신임 당대표는 헌정사상 첫 30대 원내교섭단체 당수다. 제1야당을 이끌게 된 36세의 이 대표는 앞으로 68세 문재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58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의 여야 대표 회동 등에서 생경한 장면을 연출하게 됐다. 이뿐 아니라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이 대표보다 나이가 많다. 이를 고려한 듯 그는 수락 연설에서 ‘공존’에 재차 방점을 찍었다.

 

이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43.8%의 지지를 얻어 2위 나경원 후보(37.1%)를 제치고 당권을 거머쥐었다. 당대표 경선 기간 내내 이어진 ‘돌풍’이 결국 ‘태풍’으로 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내 경험이 전무한 ‘0선’이자 유일한 30대 후보였지만 끝내 당수가 된 이 대표는 아버지뻘인 문 대통령, 민주당 송 대표와 마주 앉게 됐다. 문 대통령의 장남 준용씨는 39세로 이 대표보다 나이가 많으며, 송 대표의 장녀는 30세로 이 대표와 나이대가 비슷하다. 당내로 시선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파트너인 김기현 원내대표 역시 62세로 아버지뻘이며 소속 의원 전원과 당 지도부, 사무처 당직자들 중에 이 대표보다 어린 사람을 찾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이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부터 강조해온 공존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존”이라며 “다른 후보(나 후보)가 ‘용광로론’을 이야기 했지만 용광로는 여러 가지 원료물질을 매우 뜨거운 온도로 녹여내 균일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과정으로, 멜팅팟이라고 한다. 용광로 이론은 미국과 같은 다원화 사회에서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최근에는 ‘샐러드볼 이론’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사람이 샐러드볼에 담긴 각종 채소처럼 고유의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라고 부연한 뒤 “이를 만들기 위해선 ‘다움’에 대한 강박 관념을 벗어던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의 지상과제는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저는 다양한 대선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이라며 “상대가 낮게 가면 더 높게 가고, 상대가 높다면 더 높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원칙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선거 기간 공언했던 당직자 공개경쟁선발 중 대변인단을 토론배틀, 연설대전 등으로 뽑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세상을 바꾸는 과정에 동참해 관성과 고정관념을 깨달라”고 당부하면서 “그러면 세상은 바뀔 것이다. 내일을 준비하는 국민의힘은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빼놓지 않을 것”이라며 당원과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