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빨리나가 인생2막 준비”… 은행 40대 후반까지 희망퇴직 행렬

신한, 2021년 두번째 실시 ‘이례적’
국민, 2020년의 2배 800명 떠나

40대 후반 은행원들이 대거 희망퇴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4일까지 올해 들어 두 번째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앞서 1월에도 220여명이 희망퇴직을 통해 은행을 떠났다. 신한은행이 한 해 두 차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처음이다. 스스로 희망퇴직을 요구하는 직원들이 많아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희망퇴직 신청 대상은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 전 직원, 4급 이하 일반직, 리테일서비스직, 무기계약 인력, 관리지원 계약인력 중 1972년 이전에 출생한 15년 이상 근속 직원이다. 대상 연령은 만 49세까지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연차와 직급에 따라 최대 36개월의 특별퇴직금이 지급된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1월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총 800명이 은행을 떠났다. 지난해 임금피크제 희망퇴직 462명 규모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의 희망퇴직자가 많아진 것은 대상 연령이 40대 후반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NH농협은행은 최근 3년간 계속해서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해왔다. 신청자들은 주로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둔 직원과 40대의 만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으로 나타났다.

승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조건일 때 2∼3년치 정도의 급여를 챙겨 은행을 떠나 ‘인생 2막’ 준비에 뛰어드는 게 현실적으로 낫다고 판단하는 40대 후반 은행원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은행도 금융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인력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커, 희망퇴직을 원하는 은행원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김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