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년 연속 경제·정치적으로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된 가운데 일정 부문 성과를 거두면서 국력의 성장을 대내외에 표방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동시에 공고화되고 있는 민주주의 진영 대 중국의 경쟁 구도에서 한국이 G7 국가들과 가치와 질서를 함께하는 것 역시 피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 위상 제고… 대중 견제 구도 속 민주주의 진영과 나란히
◆G7 이어 나토로… 군사 분야로 중국 견제 구도 넓히는 美
미국은 G7 정상회의에 이어 14∼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도 중국 견제를 핵심 화두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뒤 진행된 G7, 쿼드(Quad) 등에서 그간 안보보다는 경제, 가치, 보건, 기후변화 등의 이슈를 통해 중국을 견제했다면 나토에서는 본격적으로 안보 영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나토의 협력도 논의될 수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나토는 민주주의의 동맹”이라며 “중국의 부상에 따른 체계적 위협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중국 문제가 정말 전례 없이 강한 방식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을 겨냥해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는 “투명하고 전문가가 주도하며 과학에 기반한 코로나19 기원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G7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중국을 견제하는 논의는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미·중 사이에서 기계적 균형으로 안주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의는 결국 무산됐다. 일본이 한·일 정상회의에 소극적이고, 안보실장회의·외교장관회의 등 한·미·일 단위 회의가 여러 차례 열린 상황에서 미국이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를 다음으로 미뤄뒀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홍주형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