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공급대책 이후 감소세를 보인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지난달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에도 향후 아파트값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 실수요자들이 외곽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를 속속 매수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해 12월 7527건에서 올해 4월 3636건으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정부가 2·4대책을 발표한 2월(3860건)부터는 3개월 연속 3000건대로 감소했다가 지난달에는 4098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지난달 매매는 아직 등록 신고기한이 2주가량 남아 있어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2·4 공급대책의 반짝 효과가 석 달 만에 소멸한 것”이라며 “무주택자들의 불안이 다시 커지면서 저평가된 소형 아파트와 규제를 피한 저가 빌라에 매수가 몰리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의 다세대·연립 등 빌라 매매 건수도 계속 상승세다. 지난 2월 4436건에서 3월(5102건) 들어 5000건대로 올라서더니, 4월에는 5651건까지 늘었다. 5월은 신고기한이 꽤 남았음에도 5156건의 빌라가 거래됐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서울에서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추월했다. 통상 아파트 매매 건수가 빌라보다 1.5∼2배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공공재개발과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에 따른 민간 재개발 규제 완화 기대감이 빌라 수요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이라며 “여기에 아파트 매입 가격 부담에 따른 대체수요가 더해졌다”고 분석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