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국민의힘은 그제 198쪽짜리 김명수 대법원장 ‘비리 백서’를 공개했다. ‘법치의 몰락’이란 제목이 붙은 백서에는 2017년 9월 김 대법원장이 취임한 후 벌어진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 관련 거짓말, 코드 인사, 코드 판결 논란 등이 상세히 담겨 있다. 국민의힘은 “김 대법원장은 특권과 반칙의 대명사”라고 규정하고 퇴진을 요구했다. 야당이 대법원장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어쩌다 대법원장이 이런 처지까지 몰렸는지 한숨이 절로 난다.
백서에 담긴 내용은 가볍지 않다. 김 대법원장은 자신이 회장을 지낸 법원 내 사조직인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 법원 요직을 장악하게 해 인사의 공정성을 무너뜨렸다. 법원행정처 판사의 42%가 이 모임 소속이라고 한다. 그는 여당이 법관 탄핵을 추진하자 후배 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해 법원 독립성을 훼손했다. 비난을 모면해보겠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대법원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판결이 선고될 때마다 ‘김명수가 김명수 했네’라는 댓글이 달린다” “김 대법원장은 거짓말쟁이다. 역대 이런 대법원장은 본 적이 없다”는 법원 안팎의 비판이 담겼다. 야당의 정치 공세로 치부하기엔 그의 허물이 너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