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사그러들지 않으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1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103주 연속 상승 기록을 이어갔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6월 둘째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2% 올라 지난주(0.11%)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2019년 12월 셋째주(0.20%) 이후 1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주까지 5주 연속 0.1%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4·7 보궐선거 전후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값이 뛰자, 서울시가 압구정·여의도·목동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자격을 강화하는 방안도 내놓았지만 약발이 전혀 들지 않는 모양새다.
지역별로는 노원구가 0.25% 올라 10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계·공릉동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뛰면서 2년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찍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도 재건축 단지 위주로 강세를 보이며 서울 평균치보다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서초구의 경우 압구정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자 방배·서초동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면서 전주 대비 0.19% 급등했다. 송파구(0.16%)는 잠실동 중대형과 풍납동 재건축 위주로 거래되며 상승폭이 커졌고, 강남구(0.13%)도 학군수요 높은 대치동과 압구정·도곡동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경기는 0.39%에서 0.43%, 인천은 0.46%에서 0.49%로 각각 상승폭이 커지며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0.31%에서 0.34%로 가팔라졌다. 전국 기준으로도 0.25%에서 0.26%로 상승폭이 소폭 확대됐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1% 오르며 전주 대비 0.03%포인트 상승폭이 확대됐다. 19주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특히 재건축 단지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서초구는 반포동 1·2·4주구 등의 이주 수요가 영향을 미치며 지난주 0.39%에서 이번주 0.56%로 상승률이 급등했다. 2015년 3월 셋째주 이후 6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동작구도 노량진·흑성동 등의 정비사업 이주 수요 여파로 0.13%에서 0.20%로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9년 7월 첫째 주부터 이번주까지 10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6월 둘쨰주 -0.01%에서 셋째주와 넷째주 보합(0%)으로 전환한 것까지 합치면 2년 넘는 기간(105주) 단 한 차례도 전셋값이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전셋값이 2배 가까이 뛴 단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84.93㎡)는 지난달 14일 보증금 20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2년 전 12억5000만원에서 7억5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2019년 3월 보증금 6억5000만∼6억6000만원이었던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84.51㎡)도 이달 11일에는 12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되면서 2년 남짓한 기간에 전셋값이 거의 2배가 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임차인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임대차 2법이 역설적으로 전세난이 가중됐다”며 “내년에도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쉽게 진정될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