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사진 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소속 고(故) 김동식(52·소방령) 구조대장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에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이 대표는 20일 경기 하남시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동식 대장의 빈소를 방문했다.
그는 대기 중이던 취재진에 “(빈소에) 방문하는 게 방해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안타까운 사고이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지자체와 협력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법지원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경기도에 물류창고가 늘어나고 있는데 (안전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애초 (물류창고를) 지을 때 안전 관련 문제를 검토하는 게 중요하다. 소방력 등이 충분하지 않으면 건립 안 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쿠팡은 사회적 의무를 진 기업”이라며 회사 측이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번 사고 대처에 미흡할 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걸 알겠다”면서 “확실한 사고 수습과 함께 유족의 마음을 달래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조문 후 이상규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과 잠시 면담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최종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자체 조사·확인한 결과, (스프링클러 작동이) 8분 정도 지체됐다”면서 “이는 원칙적으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꼬집어 눈길을 끌었다.
앞서 화재 발생 초기 긴급 대피했던 일부 쿠팡 근로자들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라고 오작동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본부장의 말을 들은 이 대표는 “소방시설 임의조작은 굉장히 중요한 사안인 만큼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쿠팡 덕평물류창고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5시20분쯤 지하 2층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1월부터 광주소방서 구조대를 이끌어왔던 김 대장은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지난 17일 오전 9시쯤 출근했으며, 근무조인 1팀과 오전 10시30분쯤 현장으로 향했다.
이후 화재 발생 6시간이 지난 오전 11시20분쯤 불길이 줄어든 틈을 타 동료 4명과 함께 인명 구조 및 검색을 위해 지하 2층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들이 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선반에 쌓여있던 의류와 상자 등이 무너지며 불길이 다시 솟구쳤고 “대피하라”는 긴급 탈출 지시가 떨어졌다.
김 대장은 동료들의 맨 뒤에서 왔던 길을 되짚으며 현장을 벗어나려 애썼지만, 동료들만 빠져나오고 그는 혼자 고립되고 말았다. 당시 김 대장은 50분 정도 버틸 수 있는 산소통을 메고 있었지만 47시간 넘도록 현장에 갇혀 있었다.
소방당국은 19일 오전 10시49분쯤 김 대장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물류센터 건물 지하 2층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 대장의 유해는 지하 2층 입구에서 직선으로 5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있었으며 내부 화염으로 훼손이 심한 상태였다.
경기도는 김 대장의 영결식을 21일 오전 9시30분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장의위원장을 맡는다. 앞서 도는 고인에게 지난 18일 자로 소방경에서 소방령으로 1계급 특진 및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