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하이 한국문화원장 복귀명령 효력정지한 법원… 별다른 조치 없는 외교부

징계 청구를 이유로 김홍수 전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장을 본국으로 귀임시킨 외교부 결정의 효력을 법원이 정지시켰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는 최근 김 전 원장이 “외교부가 내린 원소속 부처 복귀명령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외교부는 지난 2월 김 전 원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한 뒤 3월 귀임 조치를 내렸다. 외교부가 김 전 원장에게 귀임 조치를 내린 건, 김 전 원장과 문화원 근무 부하 직원들 사이의 갈등이 있어서다. 2019년 9월 취임한 김 전 원장은 근무 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문화원에 근무하는 부하 직원 A씨와 B씨를 징계해달라고 문화체육관광부에 건의했는데, 이들은 오히려 김 전 원장이 갑질을 했다며 해외문화홍보원에 김 전 원장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해외문화홍보원과 외교부 조사에 따라 김 전 원장에겐 징계가 청구됐고, 징계가 청구되면 원소속 부처로 복귀해야 한다는 법에 따라 김 전 원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본국으로 돌아왔다. 김 전 원장은 A씨와 B씨의 근태 불량이 심각했고, 외교부 조치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본안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재판부는 귀임 조치를 정지할 긴급한 필요성이 있다며 김 전 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된다”며 “원소속 부처 복귀 명령에 대한 효력정지로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의 집쟁정지 신청 인용은 지난 9일 이뤄졌는데, 외교부는 결정 후 11일이 지난 현재까지 김 전 원장에 대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현행법상 집행정지는 판결이 아닌 결정이라 유선, 팩스 등으로 집행정지 내용을 고지받으면 그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외교부가 즉시 항고를 하더라도, 집행정지 효력에는 영향이 없기에 외교부가 김 전 원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는 셈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충실한 검토를 해서 맞는 조치를 취하겠지만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은 없다”고 답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