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시행 예정인 가계대출 규제와 관련해 대출 한도 산정 시 미래 소득을 반영하는 것에 대해 은행권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근로소득자의 경우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자영업자의 경우 미래 소득을 예측할 근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되는 가계부채 관리 대책에는 대출 한도를 산출할 때 미래 소득을 인정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
가계부채 관리 대책은 과도한 대출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별(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적용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반영한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청년층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출 만기까지 생애소득 주기를 반영해 DSR 산정 방식을 합리화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10일 공고한 ‘가계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기준 행정지도’에는 미래 소득 인정 기준이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근로소득 증빙자료를 제출한 무주택자로서 대출자와 배우자의 미래 소득 증가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그 증가분을 반영해 연 소득을 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행정지도에 들어간 미래 소득 인정 기준은 일종의 예시적인 가이드라인으로 근로소득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는 직종을 제외한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근로소득을 증빙할 수 없는 자영업자의 경우 통계청에서 근로소득자 구분 없이 연령별 평균소득을 뽑은 자료 외에는 소득을 추정할 자료가 마땅치 않다. 게다가 업종이나 규모, 업황 등에 따라 얼마든지 경영사정과 소득이 바뀔 수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 소득은 천차만별이고 통계도 없다”며 “모든 은행이 자영업자는 혜택을 못 주는 방향으로 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의견을 취합해 최종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