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대 청년’을 청와대 비서관에 전격 기용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파격적 인사에는 ‘이준석 현상’으로 대표되는 세대교체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청년층 목소리를 얼마나 대변할 수 있는지가 이준석 현상에 맞불을 놓은 문 대통령 선택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에 육박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1974년생인 40대 김한규 전 법률대변인을 정무비서관으로 임명한 것도 청와대 내부에서 젊은 층과의 접촉면적이 넓어져야 한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기존 정무비서관들 대부분 의정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0선’인 김 비서관 임명은 이례적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회 경험이 없는 ‘0선’의 야당 대표(이준석 대표)도 있지 않으냐”며 “민주당 법률대변인 등 당과 관련해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박·김 비서관 기용 모두 ‘젊어지는’ 청와대 내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청와대는 정무수석실을 중심으로 40대 이하의 젊은 행정관을 대폭 기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청와대 내 ‘젊은 피’들이 실질적으로 움직일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태곤 의제와 분석그룹 더모아 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실제로 이들이 ‘일을 할 수’ 있는지, ‘일할 공간’이 확보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4·7 재보궐선거 전후 30% 초반을 보이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상승추세로 돌아섰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6월 3주차 주간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 지지율은 39.6%를 기록해 전주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8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문 대통령 국정평가 지지율은 38%였다.(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40%대에 육박하고 있는 문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의 집권 5년차 지지율 중 가장 높다. 한때 30%대 선이 위협받고, 민주당 지지율이 문 대통령 지지율을 넘어서면서 여당 내 권력구도가 당으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는데 최근 들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당내 대선 경선구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날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9.4%로 문 대통령 지지율보다 낮았다.
한·미 정상회담, G7회의 참석 등 외교적 성과가 문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긍정평가자의 27%가 외교·국제관계에서의 성과를 그 이유로 들었다.
아울러 최근 권력형 부정부패 비리가 돌출되지 않았고, 검찰개혁 등 정무적 사안에 휘말리지 않고 있는 것도 이유로 분석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임기 말로 갈수록 당 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보다 높은 게 일반적인데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민주당 대선 경선과정에서의 ‘반(反)이재명 전선’ 등에 암묵적으로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