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생 대학생인 박성민(사진·25)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청와대 청년비서관에 발탁되자, 국민의힘 보좌진협회(이하 국보협)는 “파격 아닌 코미디”라고 일갈했다.
국보협은 22일 성명을 내고 “청와대가 25세 대학생을 1급 청와대 비서관 자리에 임명한 것은 청년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분노만 살 뿐”이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청년들은 대학교를 졸업한 후 석·박사를 취득하더라도 취업의 문을 넘기 어렵다”면서 “행정고시를 패스해 5급을 달고 30년을 근무해도 2급이 될까 말까 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이번 인사에 성원을 하겠는가, 박탈감을 느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국보협은 “박 비서관은 민주당 청년최고위원을 하면서 진영논리에 철저히 매몰됐던 기성정치인과 다를 바 없던 수준을 보여준 사람이었다”며 “최고위원 지명 당시에도 파격이라며 주목받았지만 그가 내놓은 청년 정책, 메시지는 단 한 건도 없다. 실력이 없으면 그가 ‘대한민국 청년’으로서의 상징성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청와대는 박 비서관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야권의 ‘이준석 돌풍’을 의식한 파격 인사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연소 비서관이 된 박 비서관은 강남대 국문학과를 다니다 자퇴하고 고려대 국문학과에 편입했다. 그가 청와대에 입성하려면 현재 재학 중인 고려대를 휴학해야 한다.
박 비서관은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청년대변인, 최고위원 등을 거쳤다.
박 비서관의 청와대 내 직책은 ‘1급 공무원’ 상당의 대우를 받는다. 2021년도 직종별 공무원 봉급표에 따르면 특정직 및 별정직 공무원 1급은 412만2900원의 급여를 받는다. 여기에 각종 수당을 합하면 연봉은 약 7000만~8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박 비서관의 내정 소식이 들리자 2030세대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시에 합격해도 25년 넘게 걸린다는 1급 공무원에 대학도 졸업하지 않은 이가 발탁된 것이 바로 ‘불공정’이자, ‘특혜’가 아니겠느냐는 볼멘소리가 이어졌다.
주로 20·30대 남성층이 활동한다는 대표 ‘친문 성향 커뮤니티’에서조차 부적정인 관점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박 비서관이 과거 페미니즘 관련 발언을 한 것이 회자되며 “민주당이 20·30대 남성 표를 포기한 것 같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한편,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박 비서관은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내며 현안에 대해 소신있게 의견을 제기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균형감을 보여줬다”면서 “청년 입장에서 청년의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하고 청년과 소통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