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새 주한(駐韓) 미국대사 지명이 임박한 것일까. 그간 중국, 일본, 호주 등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에 주재할 미국의 신임 대사 후보자 명단이 속속 주요 언론에 공개됐으나 주한 대사만은 베일 뒤에 가려져왔다.
23일 주한 미국대사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대사관의 윌리엄 콜맨 대변인이 SNS 동영상에 출연해 한국 국민들의 질문에 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콜맨 대변인이 가장 많이 받은 물음은 다름아닌 ‘신임 주한 미국대사는 누구인가’라는 것이었다. 주한 미국대사 자리는 지난 1월 20일 바이든 대통령 출범 직후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임명된 해리 해리스 대사가 사직하고 한국을 떠난 이래 벌써 5개월 넘게 공석이다.
콜맨 대변인은 “저희 대사관에서도 (누가 주한 미국대사가 될지) 그 답을 궁금해하고 있다”며 “알게 되는 대로 바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인도·태평양 국가들의 대사 후보자가 언론에 줄줄이 등장하는 점에 비춰보면 새 주한 미국대사 역시 후보군이 상당히 좁혀졌으며 곧 발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계 외교관 줄리 정 국무부 차관보를 스리랑카 주재 미국대사로 임명하기로 했을 때 주한 대사로도 한국계 미국인이 거론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았다. 현재 동유럽 알바니아 주재 미국대사로 일하는 유리 김(50) 대사가 유력한 주한 대사 후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1971년 한국 서울에서 태어난 유리 김 대사는 3세 때인 1974년 가족과 함께 미국령 괌으로 이민했다. 1996년 국무부에 입부한 뒤 25년간 외교관으로 일하고 있으며 한국계 미국 여성으로서 첫 미국 대사이자 괌 출신 최초의 미국 대사라는 기록을 세웠다.
현재 중국와 일본, 그리고 호주 주재 미국 대사로는 니컬러스 번스 전 국무부 차관,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 캐롤라인 케네디 전 주일 대사가 나란히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들 가운데 케네디 전 대사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1961∼1963년 재임)의 외동딸로도 유명하다.
콜맨 대변인은 ‘주한 미국대사관이 자랑하고 싶은 성취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꼽았다. 그는 “지난 5월 (한·미) 양국 대통령이 미국에서 아주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했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회담에서 확인했듯이 한·미동맹은 우리 양국 국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오랫동안 굳건한 한·미동맹을 유지하고자
서로 간에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양국의) 이 놀라운 파트너십이야말로 우리가 정말 자랑스럽게 여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콜맨 대변인은 해리스 전 대사와 마찬가지로 고양이를 기르는 반려인이다. 한국 드라마에 푹 빠진 점도 해리스 전 대사와 닮았다. 그는 “조용한 오후 고양이 두 마리와 소파에 앉아 최신 한국 드라마 보는 것을 즐긴다”며 “‘이태원 클라쓰’가 제가 제일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