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군경과 시민방위군(PDF) 간에 총격전이 발생했다. 미얀마 상황이 내전으로 비화하리란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와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22일 오전 8시쯤 만달레이시 찬먀따지구에서 군경과 만달레이 시민방위군 간에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졌다. 대도시 한복판에서 1시간 이상 교전이 이어졌고, 최소 2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갑차 3대와 트럭에 나눠 탄 군경 20여명은 로켓추진수류탄(RPG)과 저격수 등을 동원해 급습에 나섰고, 총격전에는 기관총과 수류탄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욱 나잉은 이라와디에 방위군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체포된 6명 중에는 파업 중인 공무원과 학생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원들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후퇴하지 않고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을 선포했다. 우리가 기다리던 그날이 마침내 왔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군부가 운영하는 미야와디TV는 시민방위군 8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앞서 주말인 지난 19일 오후 3시쯤 최대 도시 양곤의 탐웨구에서 군용 트럭 한 대가 폭발했다. 당시 트럭에는 군인 6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지 매체는 이 중 한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쿠데타 발생 이후 양곤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반(反)군부 공격이다.
국민통합정부의 킨 마 마 묘 국방부 차관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많은 시민방위군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적정한 시기에 전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지 매체 프런티어 미얀마는 PDF 중 도심 게릴라전을 벌이는 이들이 있으며, 이들은 소규모로 팀을 짜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지하조직’(underground)을 뜻하는 ‘UG’로 부른다고 최근 보도했다. 매체는 미얀마의 주요 도시에서 최소 10개의 UG가 활동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21일(현지시간) 미얀마 군사 쿠데타와 시위대 강경 진압과 관련해 미얀마 내무부 장관 등 개인 8명, 경제 단체 3곳과 참전용사 단체 1곳에 자산 동결, EU 역내 입국금지 등의 제재를 부과했다.
EU 이사회는 이번 제재는 보석, 목재 부문을 겨냥해 군부가 미얀마의 천연자원에서 이익을 취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들을 구금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860명이 넘는 시민이 사망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