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라스틱 쓰레기를 관리하지 않는다면 45년 뒤 국내 연안의 10%에서 해양생물이 위험에 처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양수산부는 한국 연안과 외해역의 해수 및 해저퇴적물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2015∼2020년)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은 실제 바닷물에 가장 많이 분포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크기(20∼300㎛)와 형태(파편형, 섬유형 등)를 고려해 국내외 문헌에 기록된 미세플라스틱의 독성 자료를 기반으로 무영향예측농도(PNEC)를 12n/ℓ로 도출했다.
무영향예측농도란 해당 농도 이하에서 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농도로, 환경기준 마련 전 필수적으로 산출하는 값이다. 이 값이 12n/ℓ라는 것은 해수 1ℓ에 함유된 미세플라스틱이 12개 이하이면 해양생물에 무해하다는 뜻이다.
한국 연안 96곳과 외해역 22곳의 바닷물을 채취해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측정한 결과 12n/ℓ를 초과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앞으로 해양플라스틱 쓰레기를 관리하지 않아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현 추세대로 증가할 경우 2066년에는 무영향예측농도를 초과하는 곳이 연안 10%·외해 0.6%, 2100년에는 연안 82%·외해 2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해저퇴적물의 무영향예측농도는 11만6000n/㎏로 도출됐으며 국내 해안, 연안, 외해역 등 120개 정점에서 1곳을 제외한 모든 곳이 안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1곳은 2012년까지 하수 슬러지 투기장으로 사용된 영향으로 미세플라스틱 농도(13만4590n/㎏)가 유해성 기준을 초과했지만, 현재 슬러지 배출과 조업이 금지된 상황이어서 향후 농도가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해저퇴적물 역시 해양쓰레기를 관리하지 않을 경우 2066년 외해 7.9%, 2100년 외해 24%가 무영향예측농도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한국 바다 해양생물은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방치하면 45년 안에 유해한 영향이 나타나게 된다”며 “정부는 이번 연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해양 쓰레기 관리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