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묻고 있는 인천 서구의 매립지와 관련해 인천시민 대부분이 서울·경기 쓰레기가 반입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시민 10명 중 9명은 수도권매립지 사용 중단과 관련해 “30년 이상 견뎌 온 고통이 연장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종료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였다.
28일 인천시가 만 19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도권매립지 종료 및 자원순환 정책 시민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86.9%는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나온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폐기물의 발생지 처리 원칙’이라는 환경 정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인천시가 쓰레기 독립 선언과 함께 추진 중인 자원순환 대전환 시책에 대해서는 ‘매우 바람직하다’ 46.1%, ‘바람직한 편이다’ 48.3% 등으로 호응이 높았다. 지난해에 비해 생활쓰레기 발생량이 어느 정도 감소했는지에 관한 문항에는 45.1%가 ‘대체로 줄였다’고 답했다. 일회용품 사용도 ‘매우 많이 줄였거나 대체로 줄인 편’이라는 응답이 절반 이상이었다.
올해 1~5월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된 인천시의 직매립 생활폐기물 양은 4만2151t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3233t)보다 20.8% 감소했다. 반면 서울시와 경기도의 반입량은 1년 사이 각각 12%(13만4557t→15만745t), 16.5%(10만9011t→12만6946t) 증가했다. 1년치 생활폐기물 양을 제한하는 반입총량제와 관련해 경기 하남·화성시는 이미 정해진 한도를 2배가량 초과했다.
1992년 2월 준공해 폐기물 반입이 이어지고 있는 수도권매립지는 1978년 탄생한 난지도를 대신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초 2016년 그 역할을 다하기로 계획됐지만 환경부와 3개 시·도 합의를 거쳐 2025년까지 수명이 늘어났다. 이후 올해 1월 정부가 대체매립지 후보지를 모집했지만 불발됐고, 다음달 9일까지 재공모 중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 및 확고한 의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유니온 리서치에 의뢰해 온라인·전화로 지난 16일부터 3일간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