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민 분노 자극 정치 바람직 안 해” 추미애 “‘尹 X파일’ 심각… 치명적 걸림돌”
박용진 “비전 대한 알맹이 보이지 않아” 양승조 “국가 지도자로서 상당히 위험”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들은 대선 도전을 공식화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30일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이들은 전날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국민 분노를 자극하는 정치”, “국가지도자로 위험하다”, “비전에 대한 알맹이는 없다”며 혹평했다. 문재인정부 검찰총장을 거쳤지만 야권 대선후보로 부상한 것에 대한 거부감과 견제 심리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광주를 찾은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윤 전 총장을 향해 “국민 분노를 자극해서 무언가를 하려는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가 최고지도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지도자는 여러 분야의 경험을 갖추고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되면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분노를 자극해서 무언가를 하려는 것은 지도자의 정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한·일 관계 재판에서 드러낸 얕은 역사인식은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꿩 잡는 매’를 자처하고 나선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 X파일이 치명적인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법무장관으로서 감찰도 하고 조사도 해봤다. 상당히 문제가 심각했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 부인과 관련한 의혹을 두고는 “대선후보는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주변 친인척, 친구 관계가 다 깨끗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 부인의 재산 취득 의혹을 언급하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특별검사로서 말을 한 것이 있기 때문에 본인도 역시 경제공동체 입장에서 제대로 밝혀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전에 대한 알맹이는 보이지 않아서 아쉽다”며 “자신감의 근거가 ‘문재인 대통령 싫어요’, ‘민주당 미워요’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라면 그분은 선택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철학은 같은데 입당에 대해서는 어물쩍하셨던 것 같다”며 “철학이 같다면 즉각 빨리하는 게 맞지 밖에서 인기 관리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시간이 많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는데 아홉달도 안 남았다”며 “우리 국민이 향후 5년 나라를 끌고 갈 지도자의 정책, 사회 정책, 경제 정책, 교육 정책, 외교 정책 등에 대해서 들을 기회조차 없다고 하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단일화를 논의 중인 이광재 의원은 이날 부산시의회 기자간담회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사이다 발언으로 지지도를 올릴 수 있으나 국가 경영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너무 불안해 보이는데 지지도는 지속해서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날 민주당 당사를 찾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날 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전 총장의 출마선언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심하게 표현하면 태극기부대 수준 정도의 발표 전문이었다”고 혹평했다. 양 지사는 “(출마선언문이) 너무나도 거칠어 20년 이상 공직자 생활을 한 사람으로는 전혀 걸맞지 않았고 분노와 증오가 발표 전문에 일관적으로 흐르고 있었다”며 “국가지도자로서 상당히 위험하고 국가비전과 정치에 대해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