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차 있던 예약 모두 취소돼” 자영업자 한숨

‘수도권 5인 금지 연장’에 혼란

“식자재 넉넉히 들였는데 날벼락
하루 전 변경조치, 피해 어쩌나”
“거리두기 신중히 결정해야” 지적
1일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직원이 5인 전용 예약 테이블에서 1인 식기를 거둬가고 있다. 뉴스1

“원래 오늘 예약이 꽉 차있었는데…. 어제 다 취소됐어요.”

 

1일 서울 강남구 한정식집에서 만난 업주 A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이날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춰 예약을 추가로 받고 식자재까지 넉넉하게 준비해뒀다. 하지만 방역 당국이 하루 전 수도권의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 연장을 발표하자 잡혀 있던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다. A씨는 “며칠 전부터 거리두기가 완화된다고 해 미리 예약이 잡혔는데 갑자기 상황이 바뀌니 황당하다”며 “이렇게 하루 전에 변경하면 피해는 누가 감당하라는 거냐”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부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와 오후 10시 영업제한 조치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가 확진자 급증으로 기존 거리두기 체계가 일주일 연장된 수도권 지역 자영업자와 시민들의 불만과 허탈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로 매출 타격을 감내해 온 자영업자들은 갑작스러운 거리두기 유예 소식에 “자영업자를 두 번 죽이는 조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하루 전에서야 거리두기 유예 방침을 밝힌 것에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 광진구의 한 중식당 관계자는 “오늘부터 6인까지 가능하다고 손님들에게 홍보해둔 상태였는데 어제 갑자기 발표가 나 당황스럽다”며 “원래 잡혀 있던 예약도 줄줄이 취소돼 타격이 크다”고 토로했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의 식당가는 사망선고를 받은 분위기다.

1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직원이 예약 현황판에 오는 8일부터 6인까지 예약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스1

홍대에서 막걸리집을 운영하는 김모(35)씨는 “아르바이트생도 추가 채용했는데, 갑자기 거리두기가 연장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일주일 뒤에 풀린다는 보장도 없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백신 접종자에게 인센티브를 적용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에서 예외로 둔다는 방침이지만, 젊은 층에선 백신 접종 완료자가 많지 않아 큰 변화는 없다는 분위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백신 인센티브를 주려다 보니 완화 조치를 너무 빨리 결정해 혼란이 늘어난 것 같다”며 “새로운 거리두기를 유예한 1주일 뒤에도 신중히 결정해 시민들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