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일 “앙상한 이념으로 국민 삶을 망치는 탈레반에게서 권력을 찾아오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야권 내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스파링 파트너’로 지칭하고, 여권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겐 더욱 날을 세웠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앞서 지난 29일 출마를 선언한 윤 전 총장에게 서로의 스파링 파트너로 잘 해보자고 제안했다. 윤 의원은 “범야권 후보들은, 앞으로 나올 분들까지 포함해서 모두가 같은 편”이라며 “치열한 경쟁과 논쟁을 하겠지만 서로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살려주는 스파링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을 비교적 좋게 평가하면서도 견제구를 날렸다. 윤 의원은 “윤 총장이 왜 (대선에) 나왔는지 굉장히 선명하게 보여줬고 이 정부의 무엇이 문제인지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윤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말하는 ‘법치와 민주주의 바로 세우기’는 중요하지만, 그게 정말 우리 사회의 급소냐”고 되물으며 “다음 세대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사회가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게 급소인데 윤 총장의 기자회견에서 이 부분이 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경제 전문가로서 검사 출신의 윤 전 총장과 차별화를 어필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학원 교수 출신인 윤 의원은 당내 대표적 경제통이다.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며 ‘임대차 3법’을 조목조목 비판한 5분 연설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윤 의원은 “경제가 내려앉으면서 기회가 사라졌다. 이 나라의 가장 꽉 막혀있는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지금 나와계신 후보들이 이 문제에 대해 정말 온 힘을 다해 고민하고 있느냐”며 “그 문제의식을 내가 가장 잘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년 문제를 강조했다. 윤 의원은 “청년들에게 기회가 없는 것을, 어떤 시혜성으로 이 사람들에게 뭘 나눠줘서 해결할 수 없다”며 “청년들이 지금 원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 자기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의원은 ‘이재명 저격수’답게 전날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 시리즈’를 콕 집어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했다. 윤 의원은 “우리나라는 빠르게 발전해서 발전한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의 차이가 굉장히 크고, 코로나로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며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돈을 나눠준다는 건 어떻게 해도 합리화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의원은 “이 지사님이 이를 경제성장전략이라고 하는데, 돈을 뿌려서 경제성장을 지속한 일은 인류 역사에서 한 번도 없었다”며 “기본적인 상식을 뒤집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윤 의원의 해법은 한 마디로 규제를 풀어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윤 의원은 “경쟁국엔 없는데 우리만 있는 규제는 모두 없애겠다”며 “한국 경제의 꽉 막힌 혈맥을 뚫어 새로운 기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의원은 질의응답을 마치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잠시 만났다. 이 대표는 “윤 의원께 다소 신중하고 갑갑한 모습을 보이는 다른 주자들과 다른 전격적인 행보를 부탁드렸다”며 “젊은 세대의 마음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