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골퍼’ 김해림 3년 2개월 만에 국내투어 우승

KLPGA 맥콜·모나파크오픈

이가영과 최종 13언더파 동률
연장전 돌입 역전… 통산 7승째
2021년 12번째 대회서 첫 30대 우승
김해림이 4일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 마지막날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총상금 8억원)은 지난해까지 ‘맥콜·용평리조트 오픈’으로 열렸지만 올해부터 명칭이 ‘대자연의 품’을 의미하는 ‘모나파크’로 변경됐고 총상금도 무려 2억원이나 늘었다. 특히 대회가 열리는 용평리조트 내 강원도 평창군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6434야드)은 해발 1458의 발왕산 자락에 있는데 발왕산은 여덟 명의 왕이 난다는 전설 때문에 ‘팔왕산’으로도 불린다. 이런 이름에 걸맞게 이 대회에서는 고진영(27·솔레어), 최혜진(22·롯데) 등 특급 스타들이 탄생했다.

이런 발왕산의 기운을 올해는 ‘달걀 골퍼’ 김해림(32·삼천리)이 받았다. 김해림은 4일 열린 이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기록하며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이가영(22·NH투자증권)과 동타를 이뤘다. 이가영이 마지막 18번 홀(파5) 3 버디로 13언더파, 1타 차 단독 선두로 먼저 라운드를 마친 가운데 마지막 조에서 경기한 김해림은 18번 홀에서 4m 버디 퍼트를 남겨 부담이 컸지만 이를 깔끔하게 넣으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에서는 세 번째 샷이 승부를 갈랐다. 이가영은 세 번째 샷이 홀 6.7 거리에 떨어진 반면 김해림은 1m 정도로 붙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가영은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오른쪽에 멈춰서 아쉬움을 삼켰고 김해림은 버디 퍼트를 넣으며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의 주인이 됐다.

KLPGA 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 시상식에서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SBS 미디어넷 김계홍 사장, 일화 김상균 회장, 우승자 김해림, 용평리조트 신달순 사장, KLPGA 김순미 수석부회장. 대회 조직위 제공

김해림은 이로써 2018년 5월 교촌 허니레이디스 오픈 이후 3년 2개월 만에 투어 통산 7승을 달성했다. 1라운드부터 쭉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기도 했다. 또한 올해 KLPGA 투어 12번째 대회에서 나온 첫 30대 우승자다. 김해림은 “새 스윙 코치와 함께 샷의 정교함을 가다듬은 게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이어졌다”며 “오랜만에 챔피언 조에 들어가 긴장도 많이 했지만 상위권 선수 가운데 내가 가장 승수도 많다는 자신감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해림은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달걀을 매일 한 판씩 먹었고, 또 치킨 회사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교촌 허니레이디스 오픈에서 2016년부터 3년 연속 우승하며 ‘달걀 골퍼’라는 별명이 붙은 선수다. 특히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는 캐디 없이 직접 카트를 밀며 경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2018년 프로에 데뷔한 이가영은 첫 우승을 노렸으나 아쉬운 연장전 패배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유해란(20·SK네트웍스)이 10언더파 206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김수지(25·동부건설)와 안지현(22·메디힐)은 나란히 9언더파 207타로 공동 4위에 자리했다.

김상균 일화 회장(왼쪽)이 KLPGA 투어 맥콜·모나파크 오픈 우승자 김해림(가운데)에게 용평리조트 신달순 사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트로피를 수여하고 있다. 오른쪽은 SBS 미디어넷 김계홍 사장. 대회조직위 제공

특히 안지현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묶어 10언더파 62타를 몰아쳤다. 이는 2017년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 3라운드에서 최혜진이 세운 코스 레코드 63타보다 좋은 성적이지만 코스 레코드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어제부터 내린 비로 이날 경기에 ‘프리퍼드 라이’ 규정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프리퍼드 라이 규정은 기상 상태로 코스 상태가 좋지 않을 때 페어웨이 구역에 놓인 공을 집어서 닦을 수 있고, 일정 길이 이내에서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