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27·솔레어)은 올해 들어 심한 ‘골프 사춘기’에 시달렸다. 될듯 될듯 하다가 매번 무너지자 심리적인 불안이 이어졌고 자신감도 크게 떨어졌다. 실제 세계랭킹 1위를 달리던 고진영은 올해 10개 대회에서 출전해 톱10에 5차례 진입했지만 우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특히 최근 2개 대회 성적이 아주 안 좋았다. 마이어 LPGA 클래식 공동 57위에 이어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도 공동 46위로 저조했다. 이에 112주 동안 지켰던 세계랭킹 1위를 지난주 3승을 신고한 넬리 코르다(23·미국)에게 내주고 말았다.
자존심이 크게 상한 고진영이 절치부심 끝에 시즌 첫승을 신고하며 세계랭킹 1위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고진영은 5일 미국 텍사스주 더콜로니의 올드 아메리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LPGA 투어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적어냈다. 마틸다 카스트렌(27·핀란드)을 1타 차로 제친 고진영은 지난해 12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지 197일 만에 통산 8번째 트로피를 수집하며 오랜 우승 갈증을 풀었다.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5400만원)를 받은 고진영은 상금랭킹 7위(79만1336달러)에 올라 상금왕 3연패에 다시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카스트렌에 1타 앞선 채 최종라운드에 나선 고진영은 4번 홀까지 버디 3개를 잡아 4타 차까지 앞서가다 카스트렌의 거세 추격에 다시 1타 차로 좁혀졌다. 15번 홀에서 보기를 범한 카스트렌은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한 타 차가 유지됐고 고진영은 18번 홀에서 1.2m 파퍼트를 침착하게 집어넣어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1타를 줄인 이정은(25·대방건설)이 7위(11언더파 273타)에 올랐고 김효주(26·롯데)가 공동 8위(10언더파 274타), 전인지(27·KB금융그룹)는 공동 14위(8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