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선정됐다. ‘재입찰 해프닝’에도 이변은 없었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지분 50.75%)는 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흥 컨소시엄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가격은 2조원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대우건설은 호반건설에 매각이 불발된 2018년 1월 이후 3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품으면 대형 건설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대우건설은 시공 능력평가 기준 건설업계 6위 규모다.
◆이례적인 인수과정…KDBI “재입찰 아니다”
이렇게 KDBI가 수정 인수가격을 받은 것을 두고 ‘매각작업이 원칙 없이 번복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재입찰은 명백한 입찰 방해이자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배임에 해당한다”고 반발했다. 이대현 KDBI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재입찰을 한 적이 없고, 가격 차이가 많이 났다는 것도 알지 못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실사 과정서 해외 부실 돌출 가능성”…구조조정 등은 ‘넘어야 할 산’
중흥건설이 강력한 인수 의지를 보이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3년 전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9일 만에 인수 포기를 선언한 전례가 있어 남은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당장 주택건설 분야에 특화된 중흥건설이 토목·플랜트·해외 등 사업영역이 훨씬 넓은 대우건설을 품는 것을 두고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격”이라며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1973년 설립 이후 국내·해외에서 활발한 수주 활동으로 정상급 건설사로 사세를 확장했으나 ‘IMF 사태’로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하던 지분을 2006년 금호그룹에 6조6000억원에 매각하면서 재도약을 노렸으나 금호그룹이 2010년 산업은행에 지분을 다시 넘겨 현재까지 산은 관리체제에 있다.
2018년에는 호반건설이 인수 문턱에서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실사 과정에서 3000억원 규모의 해외 부실이 돌출하면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대우건설 해외사업장의 부실이 나올 경우 중흥건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10년 넘게 주인 없는 회사로 있으면서 해외사업 분야에서 저가 수주 등으로 부실이 발생한 사업장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며 “3년 전 호반도 1개 해외사업장에서 발생한 3000억원의 부실보다도 건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다른 해외사업장의 리스크까지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인수를 접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과의 시너지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중흥이 인수 이후에 어떤 식으로건 비대해진 대우건설의 조직과 인력을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을 텐데,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 노조와 내부의 반발을 넘어서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