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오징어 투자 사기'로 116억원의 사기행각을 벌인 수산업자 김모(43·구속)씨가 관리한 유력 인사들의 명단이 일부 공개되면서 그의 인맥형성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한때 '생계형 잡범'에 불과했던 김씨가 검찰과 경찰을 비롯해 정치권, 언론계 등 각계의 유명 인사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데는 공신력 있는 인물들의 꼬리를 문 소개가 있었다.
이 전 위원은 김씨가 경남지사 출신 홍준표 의원과 포항이 지역구인 김정재 의원을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었다. 두 사람은 김씨를 만난 뒤 수상하게 느껴 거리를 뒀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특검은 김씨에게 이모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를 소개했다. 박 특검은 "송씨를 통해 수산업을 하는 청년사업가라며 김씨를 소개받았고, 포항지청으로 전보된 이 부장검사를 김씨에게 소개했다"고 했다.
김씨는 박 특검에게 포르쉐 렌터카를 제공했다고 한다. 이에 박 특검은 렌트비 250만원을 추후 김씨 측에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김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입건돼 최근 경질된 전 포항 남부경찰서장 배모 총경은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총경과 주 의원은 고교 동문이다.
김씨는 송씨가 특임교수를 지낸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 2명에게도 접근해 오징어 사기로 수천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전 논설위원·엄성섭 TV조선 앵커·이 전 부장검사·배 총경 등 4명을 김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아직 입건되지 않은 일간지와 종합편성채널 기자 등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도 살펴보는 중이다.
경찰은 김씨가 정관계 인사와 일반인 등 최소 20여명에게 선물을 전달한 정황을 포착하고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하는 사안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김씨는 선동 오징어(선상에서 급랭한 오징어) 매매사업 명목으로 피해자 7명으로부터 투자금 116억여원을 받은 혐의(사기)로 구속기소 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피해자 중에는 그의 인맥을 만들어 준 전직 언론인 송씨, 김무성 전 의원의 친형 등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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