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의 기세가 무섭다. 정부가 4차 유행을 인정한 지 하루 만에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며칠 지켜보고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를 검토한다지만, 선제적 조치가 필요한 게 아니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75명이다. 지난해 3차 유행의 정점이던 12월25일 1240명을 뛰어넘어, 국내 코로나19 발생 후 가장 많다.
국내 발생 1227명 가운데 수도권이 994명, 81%를 차지했다. 전날 기록한 수도권 발생 최고치였던 990명이 하루 만에 갱신됐다. 서울을 545명으로 전날(577명)보다 다소 줄었지만, 인천이 전날 56명에서 61명으로, 경기도가 357명으로 388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비수도권 신규 확진자도 전날보다 55명 늘었다. 178명에서 이날 233명으로 55명 늘었다. 부산의 코로나19 유행이 커지는 가운데, 논산훈련소에서의 대규모 집단감염 영향으로 충남이 77명으로 집계됐다.
4차 유행 확산 속도가 빠르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정부가 전날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대로 일주일 유지하기로 하고, 추가 방역 대책을 내놓았지만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다중이용시설 오후 10시 영업 제한 등은 수개월째 지속되던 조치다. 그럼에도 확진자가 늘어났다는 점은 이런 대책이 효과가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정부도 8월 초까지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강도 높은 대책은 미적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전날 2∼3일 지켜보고 새 거리두기 4단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4단계에서는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을 할 수 없는 등 사실상 통금에 가까운 조치가 취해진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거리두기 단계 조정 시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씀하시지만, 정부로서는 여러 가지 고려할 점이 많다”며 “시간 단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고, 도저히 아니라는 판단이 모이면 (단계 격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까지 지켜보려고 한다. 일요일에 열리는 중대본 회의에서 논의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