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녀상 전시 또 중단...우익 단체는 '위안부 피해자 모독' 전시 추진

지난 6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의 공공 전시장 ''시민 갤러리 사카에''에서 개막한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되는 일본의 전시장에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배달돼 행사가 중단됐다.

 

교도통신은 소녀상 등을 선보이는 전시회인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가 열리고 있는 아이치현 나고야시 ‘시민 갤러리 사카에’에 8일 오전 배달된 우편물을 직원이 개봉하려고 하자 폭죽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파열됐다고 보도했다.

 

전시회를 주최하는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를 잇는 아이치 모임’의 야마모토 미하기 실행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시설 측과 경찰이 위험하다며 건물에서 일시 퇴거하라고 요청했고 현재 건물 밖으로 나와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오전 10시부터 전시장에 입장객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퇴거 요구로 인해) 오늘은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시회는 6일 개막해 오는 11일까지 엿새 동안 열릴 예정이었으나 단 이틀 관람객을 수용한 후 중단됐다.

 

사건이 누구 소행인지, 안전상 우려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간의 경과에 비춰보면 소녀상 등을 전시하는 것에 불만을 품은 인물이 행사 중단을 유도할 빌미를 만들기 위해 수상한 물체를 보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소녀상 전시가 안전상 우려를 연상시키는 사건이 발생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8∼10월 열린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소녀상을 선보였을 때는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휘발유 통을 가지고 전시장을 방문하겠다’는 팩스가 오는 등 협박과 항의가 이어지면서 전시가 사흘 만에 중단된 전적도 있다.

 

당시 시민단체와 예술가 등이 행사 중단에 강력히 항의, 법적 대응에 나서 2개월여 만에 재개됐으나 결과적으로 소녀상은 열흘밖에 전시되지 못했다.

 

9일에는 우익 성향의 정치단체인 ‘일본제1당’이 중심이 된 ‘아이치토리카에나하레실행위원회’가 소녀상이 전시된 시민갤러리 사카에에서 아이치토리카에나하레를 연다. 이 단체는 아이치토리카에나하레가 우리들의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맞대응하는 성격의 행사로 규정하고 있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독하는 전시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