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열풍에… 가계 금융자산 주식비중 ‘사상최대’

한은 ‘1분기 자금순환’… 첫 20% 돌파

국내주식 36조·해외 12조 투자
주식비중 7%P ↑·예금 3%P ↓

가계 자금운용 96조… 15조 ↑
자금조달이 52조… 37조 늘어

가계의 올해 1분기 주식투자 규모가 49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은 아파트를 살 수 없게 된 젊은 세대를 포함해 가계 전반이 재테크를 위해 빚까지 내가며 위험자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은행의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비영리 단체 포함)의 국내외 주식 투자 규모는 각각 36조5000억원과 1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외 모두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규모다.



가계의 위험자산 투자 확산세는 뚜렷하다.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1분기 13.7%에서 올해 1분기 20.3%로 6.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예금 비중은 같은 기간 44.2%에서 41.0%로 3.2%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1분기 타 경제 부문으로의 자금 공급을 의미하는 가계의 ‘자금운용’은 9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81조1000억원에서 15조원 늘었고, 주로 대출을 의미하는 ‘자금조달’은 52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5조2000억원보다 36조9000억원 늘었다. 자금조달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자금운용에서 자금조달을 뺀 순자금운용 규모는 전년 65조9000억원에서 올해 44조원으로 축소됐다.

좀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주식투자 열풍에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현상도 확인된다.

가계에서 한 분기 동안 국내 증권·펀드로 흘러들어 간 돈은 지난해 1분기 2조3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39조원으로 17배나 늘어난 반면, 가계의 예금취급기관 결제성·저축성 예금 증가폭은 전년 41조3000억원에서 올해 28조90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금리가 낮은 예금을 줄이고 주식투자에 적극 나섰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1분기에는 카드사와 증권사에 1년 이하 단기로 빌렸던 돈 8조3000억원을 갚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8조4000억원을 추가로 빌렸다. 카드 소비 증가의 영향도 있겠지만, 상당 부분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였을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투자 열기도 여전하다. 가계의 장기 예금취급기관 대출금은 올해 1분기 중 38조원으로 직전 분기인 43조6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 10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었다. 장기 대출금은 부동산 투자에 주로 쓰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연령대 중 무주택자 비율이 높은 20·30대 ‘MZ’세대의 대출 비중이 높아진 점도 주목된다.

김한정(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지난 1년간 MZ세대의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은 31조7000억원, 신용대출은 12조9000억원 늘었다. 총 가계대출 증가분 중 MZ 세대 비중은 2019년 33.7%였지만, 지난해에는 45.5%로, 2021년 중에는 50.7%로 빠르게 상승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부동산 패닉바잉을 위한 자금 수요에 주식가격 상승, 코인 열풍 등의 자금수요 증가로 발생한 ‘빚투’와 ‘영끌’의 결과”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