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몸 풀다가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되고, 이재명 경기지사는 몸 사리다가 주저앉을까 걱정이다”.(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7일 여야 대권 주자 ‘1강’인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이 나란히 ‘몸 사리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굳건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두 사람은 최근 자신들을 겨냥한 의혹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예민한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보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이른바 ‘부자 몸조심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대선후보로서 국민 앞에 보다 적극적으로 검증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예비후보들이 자발적으로 손을 들어 견해를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된 민주당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자신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과 관련해 ‘말 바꾸기 논란’이 지적됐지만 “하나도 공약한 것이 없다”며 두루뭉술 피해 나갔다. 이에 “수시로 말이 바뀌는 것 같다”(정세균 전 국무총리), “말을 바뀌고 신뢰를 얻지 못하면 표리부동한 정치인, 불안한 정치인”(박용진 의원)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윤 전 총장은 최근 불거진 부인 김건희씨의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 부정 의혹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관련 해명을 요구하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술적인 판단을 해서 진행이 되지 않나 생각을 한다”면서 “어떤 단체와 개인들이 이의제기해서 대학에서 이뤄지는 문제니까…”라고만 답했다. 국민대는 연구윤리위원회를 꾸리고 김씨의 2008년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 논문 등에 부정이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장모 최모씨 법정구속 관련해서도 “법 적용에 누구나 예외 없다”며 선을 긋고 나섰지만, 이 또한 적극적인 설명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대선후보로서 국민 앞에서 검증에 임한다는 차원에서도 해명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의 해명 태도에는 조금 다른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 관련 의혹은 추후 증거가 나오거나 증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다른 이슈로 관련 의혹을 덮으려는 것처럼 보인다”며 “한두 개 정도는 이슈 전환으로 덮을 수 있겠지만, 제대로 해명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장모 최씨 구속 등 ‘처가 리스크’가 터지자 4일 이 지사에 대한 강도 높은 직격을 통해 국면 반전 모색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 전 총장은 의혹에 대한 해명뿐만 아니라 현안에 대해서도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대전 지역기자 간담회에서 ‘국회의 세종시 이전’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근본적으로 주요 행정 부처와 의사당은 공간적 거리가 짧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말씀을 드린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곧이어 “세종시 국회 이전 문제는 언제가 옳다 빠르다 늦다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 전체의 중요 문제이기 때문에 시기나 그런 문제는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국민적 합의’를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야권 일부 대권 주자들이 제기하며 당내 쟁점으로 떠오른 ‘여성가족부 폐지론’에 대해서도 “많은 국민이 큰 우려를 갖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부서 폐지 문제는 조금 더 검토를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는 신중론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