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반문 행보 계속… 최재형·김동연 ‘기지개’

야권 대선 경선 지형 들썩

尹,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 만나
“가장 중요한 내치 문제는 주거”

‘부친상’ 崔, 7월 대권 도전할 듯
野 먼저 입당해 세력화 나설 수도
金, 19일 책 출간… 대권 시동 관측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대선캠프 사무실에서 지난해 9월 북한군의 총격으로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 유족과 면담하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당 밖 주자들이 기지개를 켜며 야권 지형이 들썩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정치참여 선언 이후 반문(반문재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11일 서울 광화문 대선캠프 사무실에서 ‘윤석열이 듣습니다’ 세 번째 행보로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 본부장을 만나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부각했다. 김 본부장은 “문재인정부 들어 25세 사회 초년생이 서울의 평균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200년이 걸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집값이 올라가는 것은 무주택자인 청년들을 약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내치에서 정부가 관여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주거”라며 “주거 안정과 집값 잡기라는 것이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시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0일에는 지난해 9월 북한군의 총격으로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부인 및 형 이래진씨와 비공개 면담을 했다. 윤 전 총장은 외연 확장을 이유로 국민의힘 입당을 거부한 채 민생 탐방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정치적 비전이나 자신만의 국정운영 철학과 정책 구상을 제시하지 못하며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12일에는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한다. 선관위는 12일부터 내년 2월12일까지 20대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다.

 

이러한 가운데 부친상을 계기로 국민의힘과 접촉점을 넓힌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등판이 임박했다. 최 전 원장은 부친인 고 최영섭 해군 예비역 대령의 삼우제를 마치고 애도의 시간을 가진 뒤 이달 내 대권 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전 총장보다 빨리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내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 전 원장 지지자들 사이에는 중도 확장을 이유로 국민의힘 밖에 있는 윤 전 총장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기류가 있다.

최재형(왼쪽), 김동연.

잠재적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오는 19일 저서 ‘대한민국 금기 깨기’를 출간하고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는 이번 저서에서 대한민국호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승자독식 구조 타파’와 ‘기회복지국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부총리로서 넘지 못한 한계”를 거론하며 “2017년 경제부총리 재임 때의 경제운영”을 지목했다. 문재인정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또 “이기면 다 얻고 지면 다 잃는 승자독식 구조가 되다 보니 공감과 타협, 협력의 여지가 거의 없고, 패거리 정치와 진영 논리가 판을 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일각에선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인 김 전 부총리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과 달리 현 정부와 대립하거나 핍박받은 경험이 없어 야권주자로 나설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