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들과 아르메니아계 미국인들이 LA 인근 글렌데일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계기로 끈끈한 연대와 우정을 나눠 눈길을 끈다.
11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LA카운티 일대의 일본군 위안부 인권단체 소속 한인들은 글렌데일 중앙공원에서 열린 아르메니안 아메리칸 박물관 착공식에 참석했다. 글렌데일 중앙공원은 2013년 국외에서는 최초로 소녀상이 들어선 곳이다. 당시 이곳의 아르메니아계 커뮤니티는 소녀상 설치에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현지 한인 사회는 “아르메니아계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소녀상으로 맺어진 두 커뮤니티의 우정을 굳건히 하기 위해 아르메니안 아메리칸 박물관 착공식에 참석한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글렌데일은 미국에서 아르메니아계 인구 비중이 큰 도시다. 아르메니아인들은 1910∼1920년대 오스만제국(현 터키)의 차별과 학대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다가 글렌데일에 정착촌을 일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시 오스만제국의 악행을 ‘제노사이드’(집단학살)로 규정했다. 자신들이 고난을 겪어봤기에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은 한국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렌데일 소녀상 설치를 주도한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 행동’(CARE) 김현정 대표는 “소녀상이 세워지는 데 아르메니아계의 지지가 큰 역할을 했다”며 “아르메니안 아메리칸 박물관 건립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에 혈안이 돼 있다”며 “한인 사회와 아르메니아계가 긴밀한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