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12일 야권 유력 잠룡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일제히 정권교체 메시지를 던지면서 야권 레이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며 바로 선 대한민국을 강조했고, 최 전 원장은 모든 국민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를 역설했다.
특히 제1야당 밖에 있는 두 사람이 모두 단일화 가능성에 여지를 두면서 역동성도 커지고 있다. 야권은 당 밖 주자들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해 최종 후보를 뽑는 원샷 방식과, 4·7 재보선 때처럼 외부 주자들이 장외 단일화를 이룬 뒤 국민의힘 주자와 다시 맞붙는 토너먼트 방식 모두 열려 있는 상태다.
박 전 대통령 탄핵·구속을 계기로 윤 전 총장에게 반감이 있는 보수 지지층을 아우르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대구·경북 등 보수 텃밭에서는 일명 ‘태극기 세력’조차도 정권교체를 목표로 전략적 선택을 하는 경향이 커졌다. 30대 당수를 선택한 이준석 현상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아우르려는 메시지와 함께 정권교체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지지기반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최 전 원장과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 전 총장 측 이 전 실장은 이날 과천 선관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9개 생각이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1개의 생각에 동의하면 누구라도 만나서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했는데 그런 맥락에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한 달간 민생탐방에 나서는 윤 전 총장과 달리, 지지율과 조직에서 열세인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에 먼저 들어와 세력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 전 원장도 이날 정권교체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며 정치참여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부친 고 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삼우제를 위해 대전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를 윤 전 총장의 대안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저는 저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며 “다른 사람이 잘못되는 것이 저의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살지 않았고 그런 생각으로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 그분과 협력관계는 더 생각해 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교체 필요성에 대해선 “최근의 상황을 보면 국민, 특히 청년이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하며 살 수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며 “모든 국민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고, 우리 사회 곳곳에 소외되고 어렵고 힘든 분에게도 따뜻한 빛이 비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대한민국을 밝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 대해선 “(입당) 여부와 시기를 더 검토해 보겠다”며 “제가 정치 경험이 없지만, 정치라는 건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힘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중으로 정치선언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준비된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며 “정치참여를 놓고 많은 숙고를 했고 결심한 순간 아버님 상을 당해 경황이 없어 정비된 조직을 구성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정비가 되는 대로 혼선을 빚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부친 삼우제 후 고 백선엽 장군의 묘역과 천안함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희생자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한편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대리인이 선관위를 방문해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