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0시부터 만 55∼59세(1962∼1966년 출생자)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 첫날 예약이 중단됐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불안감에 예약자가 몰렸으나 7월 확보된 백신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탓이다. 많은 국민이 이날부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2주를 버티면 7월 말부터는 대규모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다고 기대했으나 불투명해졌다. 코로나19 상황이 나빠지고 백신 수급 문제로 접종 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되면서 국민 불안과 정부 불신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은 이날 “0시부터 진행한 55∼59세 연령층에 대한 사전예약을 일시 중단했다”며 “이날 오후 3시30분까지 185만명이 사전예약을 해 마감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예약을 하지 못한 55∼59세는 오는 19일부터 추가 예약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예약기간과 예약일자는 이번주 안내하겠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50~54세의 사전예약 및 예방접종은 당초 안내된 19∼24일 사전예약, 8월9∼21일 접종 일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백신 물량이 충분하다”던 정부 말과 달리 백신 소진을 이유로 접종 예약을 중단하면서 일각에서는 백신 공급에 차질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백신 공백기가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달 중 백신 1000만회분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까지 공급된 백신은 207만8000회분뿐이다.
백신 접종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예약하지 못한 사람들은 8월로 접종 시기가 미뤄지고, 그마저 백신 수급 상황에 달려 있다. 또 매번 백신이 공급되는 양만큼 예약을 받을 것으로 예고돼 예약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이날 0시부터 55∼59세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사전예약 사이트가 마비돼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예약 시작 3시간이 지난 오전 3시30분쯤에는 동시 접종자가 80만명에 달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예상대기시간이 1만분 넘게 남은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상원 추진단 위기대응분석관은 “서버 확충, 네트워크상 문제가 없도록 노력했지만 동시간대 접속자 숫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았다”며 “네트워크 부하를 분산시키는 시스템을 도입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확보된 화이자 백신부터 접종을 진행한다. 이날부터 7∼9월 입영 예정자 약 7만명이 접종을 시작했다. 13일부터는 ‘백신 스와프’를 통해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들여온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 어린이집·유치원의 교육·보육 종사자, 초등학교 1∼2학년 교직원 및 돌봄인력 112만6000명 중 지난 8∼10일 사전예약을 마친 38만명과 학원 종사자, 운수업 종사자, 택배기사, 환경미화원, 콜센터 직원 등 서울·경기 자율 접종 대상자 34만명이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