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의 회동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다가 100여분 만에 파기한 것을 두고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선별지급을 강조해온 당 철학을 이 대표가 협의 없이 뒤집었다며 “제왕적 당 대표”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취임 갓 한 달을 지난 ‘0선 중진’ 이 대표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3일 국민의힘에선 이 대표가 ‘불통 리더십’을 보였다는 반발이 분출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내 토론도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 하는 당 대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자기 마음대로 밀어붙이는 과거의 제왕적 당 대표를 뽑은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정부·여당)이 4년 내내 국민을 현혹한 전국민 돈뿌리기 게임에 (이 대표가) 동조했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관련 기사가 공유된 페이스북 게시글에 이 대표를 ‘이준사기’라며 비하하는 댓글이 달리자 ‘좋아요’를 누르기도 했다.
한편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외신 인터뷰에서 홍콩 문제 등으로 자국을 비판했던 이 대표에 대해 “지식이 거의 없는 정치신인이자, 인터넷 유명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중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 대표에 대해 “한국 최대 야당의 대표가 홍콩 문제에 강경한 입장으로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정지용 푸단대 교수는 “이 대표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 문제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정치 신인”이라며 “당에 대한 국민의 시각을 바꾸려는 인터넷 유명인”이라고 밝혔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뤼차오 연구원도 “이 대표의 입장은 다음 대선에서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미국에 의지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