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소나기 뒤 불볕더위…장마 종료 선언은 보류

천둥·번개 동반한 요란한 비
강원 영동 제외 전국에 내린 뒤
두 개의 고기압 한반도 달굴 듯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동 계곡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시스

장마철이 무색하게 전국에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소나기가 오면서 더위가 잠시 주춤하겠지만, 다음주 중반 이후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당초 오는 20일을 전후해 장마가 종료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남쪽에서 저기압이 북상해 현시점에서 장마 종료 시기를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상청이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밝힌 주말 강수와 이후 폭염 전망에 따르면 이날도 오후 3시 기준 서울 최고기온이 32도를 웃도는 등 전국이 폭염으로 들끓었다.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중국 근처 남서쪽에서 불어 들어오는 고온다습한 공기에 일사효과가 더해진 영향이다. 기온 자체가 높은 데다 습도까지 높아 체감온도가 더욱 오른 것이다.



일부 지역에는 오후 한때 소나기가 내렸다. 차고 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 상층부를 덮으면서 낮 동안 일사효과로 뜨거워진 지표 부근 따뜻한 공기와 만나면 강한 대기불안정이 발생한다. 낮에 대기 하층부 공기가 더워지며 소나기는 오후부터 저녁 늦은 시간 내렸다. 서울 동북권, 충북 제천, 강원 홍천 등에는 한때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북동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접근해 17일까지 대기불안정으로 전국 어디서든 매우 강한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나기가 천둥·번개는 물론 우박까지 동반할 수 있고 순간적으로 소용돌이를 동반하는 돌풍도 불 가능성이 높다”며 “시설물 파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18∼19일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며 강원 영동을 제외하고 전국에 장마 예보가 있다. 기상청은 이 비가 마지막 장맛비는 아닐 것으로 봤다. 기상청은 20일 전후 장마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날 종료 시기 확정을 보류했다. 18∼19일 강수 이후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하긴 하지만 아직 저기압이 수반된 강수 가능성이 남았기 때문이다. 우 예보분석관은 “정체전선이 더는 발달하지 않도록 북태평양고기압이 언제 우리나라에 견고하게 자리 잡을지 변동성이 있고 25일쯤 강수 가능성도 아직 남아서 장마가 종료했다고 말하기 섣부르다”며 “장마 종료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마 종료와 관계없이 21일쯤이면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확장하면서 한여름 무더위는 시작된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 두 더운 기단이 중첩돼 폭염이 예상된다. 다만 2018년 같은 더위가 발생하려면 장기간 열기가 쌓이는 ‘지속성’이 필수 조건이라 당시처럼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여기에 남쪽에서 북상하는 열대 저기압은 수시로 국지성 강수를 유발할 수 있다.

우 예보분석관은 “장마가 끝나도 여름은 늘 위험기상이 발생하는 계절”이라며 “폭염과 집중호우 모두 대비해야 하는 시기로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