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선수촌 이순신 장군 패러디 현수막 파문 확산

16일 일본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 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숙소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가 걸려 있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대한민국 선수단이 내건 이순신 장군의 말을 패러디한 현수막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 극우 세력이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흔들며 현수막 철거 시위를 벌이고 나서는 등 한일 감정이 더욱 악화할 조짐이다. 

 

체육회는 지난 13일 공식 개장한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해 우리 선수들이 머무는 층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한글 현수막을 걸었다. 

 

이 문구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맞서 조선을 구한 이순신 장군의 장계를 패러디한 것이었다. 이 장군은 ‘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尙有十二 舜臣不死)’라는 글을 선조에게 올리고 명량대첩을 이끌었다.

 

하지만 한 일본 신문이 이를 정치적인 메시지로 해석해 ‘반일 현수막’이라고 낙인을 찍자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급기야 일본 극우 정당인 일본국민당 관계자들이 16일 올림픽 선수촌 한국 거주동 앞에서 전범기인 욱일기를 들고 기습 시위를 펼치는 일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 사안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대응 등을 묻는 말에 “선수촌 관리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적절히 대응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도쿄 대회의 모든 참가자가 올림픽·패럴림픽 정신에 따라 행동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