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명가 ‘기아’를 국내 ‘톱2’ 완성차 업체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으로 세단 ‘K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다. 준중형(K3)부터 중형(K5), 준대형(K7→K8), 대형(K9)으로 이어지는 ‘K세단’ 라인업의 기함(플래그십)급 모델인 K8·K9이 최근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기아의 기함급 대표 세단 K9… “도로 상황 예측 대응”
“내비게이션과 레이더, 카메라 신호를 확인해 전방의 도로의 상황을 예측하고 미리 최적의 기어 단으로 변속한다.”
◆기아의 준대형 세단 K8… “새로운 디자인, 길어진 차체”
기아는 형님 ‘그랜저’보다 먼저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국내 준대형차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최근 ‘K8’ 3.5 가솔린 모델과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을 각각 운전했다.
K8의 5m가 넘는 전장은 외형에서부터 존재감을 나타낸다. 별이 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다이아몬드 패턴의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 같은 세련된 디자인 요소를 가미해 K7보다 한층 젊어졌다. 측면부의 유선형 캐릭터 라인은 패스트백 타입의 지붕 라인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부에 들어서면 다양한 기능을 갖춘 에르고 모션 시트가 운전자를 맞이한다.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출발해 경기도의 한 카페까지 이어지는 약 편도 60∼70㎞ 거리를 왕복했는데, 이때 머리 받침대의 지지력과 쿠션감이 운전의 피로를 많이 덜어줬다. 공기주머니를 개별 제어해 앉은 상태에서 스트레칭하는 효과를 주는 ‘컴포트 스트레칭 모드’가 탑재돼 장거리 주행 시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중 인상적인 대목은 터치식 인포테인먼트·공조 장치였다. 터치식 버튼을 누르면 인포테인먼트 관련 메뉴에서 공조장치로 변환돼 적은 면적에 많은 기능을 담고자 한 개발자들의 고민이 엿보였다.
주행 특성은 두 모델이 닮은 듯하면서도 차이를 보였다. 우선 긴 차체에서 오는 고속 주행의 안정감은 K8의 공통적인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코너에서는 꽤 빠른 속도로 빠져 나가도 긴 차체에 비해 쏠림이나 흔들림도 크지 않았다.
3.5 가솔린 모델은 300마력, 36.6㎏f·m 토크의 힘으로 주행 중 답답함 없는 6기통 가솔린 세단의 시원한 성능을 보였다. 반면 180마력, 27kg·m 토크의 가솔린 엔진과 44.2㎾(60마력) 출력과 26.9㎏·m 토크를 내는 전기모터를 갖춘 1.6 터보 하이브리드의 경우는 고속 주행에서 다소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승차감 면에서는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적용돼 요철 구간이나 방지턱을 넘을 때는 부드러웠고, 고속 주행 시에는 단단한 지지력이 운전석에서 느껴졌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기차 같은 정숙성이 장점이다. 공식 복합연비는 18㎞/L에 이른다. 가격은 하이브리드 모델 3698만∼4287만원, 3.5 가솔린 3618만∼4526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