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친김에’…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까지 밀어붙이나

당정, 소상공인 지원 확대 합의

與 “하위 80% 땐 1000만명 제외”
당론 관철 위해 정부·野 압박할 듯
“캐시백·국가채무 상환 몫 전용 땐
국민 1인당 25만원씩 지급 가능”
당 일각 “20만원땐 전용 불필요”

20일부터 이틀간 예결위 추경소위
여야간 치열한 줄다리기 벌일 듯
김부겸 국무총리(왼쪽 네 번째)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다섯 번째) 등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완주 정책위의장, 윤관석 사무총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 총리, 송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이학영 국회 산자중기위원장, 박홍근 예결위원장. 서상배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소상공인 피해지원 규모 확대에 합의하면서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도 기존 80%에서 전 국민으로 확대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정한 ‘전 국민 지급’을 관철하기 위해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정부를 전방위로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9일 소상공인 지원 확대 합의가 이뤄진 고위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도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현재 방식(소득 하위 80% 대상)대로 한다면 약 1000만명의 국민이 제외된다. 소득수준 분리에 따른 행정 비용, 지급 공정성 문제 등 여러 기회비용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당정은 2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80%를 대상으로 1인당 25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지만, 민주당은 이후 의원총회를 열어 당정 합의를 뒤집고 전 국민(100%) 지급을 당론으로 정한 바 있다.



민주당은 기존 추경안 내 예산을 조정하면 기존 추경의 대규모 증액 없이도 지급 범위 80%를 100%로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정 협의로 결정된 ‘코로나19 피해지원 3종 패키지’ 중 소상공인 피해지원과 별개로 국민에게 건네는 위로금 성격인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의 예산은 10조4000억원이다. 민주당은 이에 더해 이번 추경 내 ‘신용카드 캐시백’(상생소비지원금) 예산 1조1000억원과 국가채무 상환 몫으로 책정된 2조원 등을 전용하면 ‘전 국민 1인당 25만원씩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협의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전 국민 (지급)으로 갈 경우 캐시백은 없는 것으로 하자는 것”이라며 “채무 상환도 지금 시기에 서둘러서 할 필요가 없고, 내년 결산을 해보고 잉여금이 있을 때 할 수 있지 않냐는 게 입장”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지원 금액을 25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추면 기존 예산 전용 없이도 전 국민 지급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선 후보는 전 국민 지급 반대 의사를 밝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국민 80%에게 25만원이나, 전 국민에게 20만원이나 산수만 해도 같은 금액 아닌가”라며 “재정여력이 부족하다는 반대 이유는 상식 밖”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 붙은 재난지원금 안내 문구. 뉴스1

민주당은 전 국민 지급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에 대해선 앞서 번복 논란이 불거진 된 두 여야 대표의 합의를 내세우며 입장 선회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송영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 12일 만찬 회동에서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소상공인 지원 확대’와 민주당 당론인 ‘전 국민 지급’을 맞바꾼 ‘빅딜’을 성사시켰지만, 국민의힘 내부 반발로 합의 내용이 공개된 지 100분 만에 백지화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날 당정이 역대 최고 수준의 소상공인 피해지원에 합의했으므로, 국민의힘도 약속대로 전 국민 지원에 동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 국민 지급 여부는 20∼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추경소위와 ‘소소위’에서 여야 간 치열한 줄다리기로 결정될 전망이다. 소소위는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 등 3인으로 구성된 협의체로, 앞선 예산 심사를 살펴보면 여야 간 빅딜 대다수가 소소위에서 이뤄진 바 있다.

소상공인 피해지원 수준 또한 예결위 소위에서 전체 증액 규모와 상한선이 정해질 예정이다. 앞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산중위)는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예산을 기존 정부안보다 2조9300억원을 증액하며 1인당 최대 900만원이었던 희망회복자금은 최대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고 수석대변인은 “산중위안을 정부가 다 수용한다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향후 추경 심사에서 절충안이 도출될 가능성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