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11월 4일 보안사(기무사의 전신)의 불법사찰이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보안사 복무 중 프락치로 수사에 협조하다 양심의 가책 끝에 탈영한 윤석양 이병이 민간인 사찰 폭로 기자회견을 했다.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사상이 불투명하며 권모술수로 정치생활 30년을 한 신뢰성이 전혀 없는 위험인물’로 묘사됐고, 야당 국회의원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개인파일에는 자택 내부 도면과 평상시의 동선이 적혀 있었다. 사찰문건에는 김대중·김영삼 등 야당 정치인과 김수환 추기경 등 종교계 인사를 포함한 1303명의 동향이 담겼다.
1972년 6월 워싱턴포스트의 워터게이트사건 특종보도 뒤엔 ‘딥 스로트(Deep Throat)’가 있었다. 이 사건은 야당 선거사무소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던 남성 5명이 현장에서 발각·체포되면서 불거졌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재선을 노리던 비밀공작반이었다. 제보자가 준 단서 덕분에 닉슨 정권의 선거방해 공작은 만천하에 공개됐고, 1974년 대통령 퇴진으로 이어졌다. 보도 33년 후인 2005년 마크 펠트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딥 스로트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