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가 사실상 20일에 종료된 가운데 장마가 빨리 끝난 만큼 폭염이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장마가 물러나면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열돔 현상이 발생할 경우 낮 최고 기온이 40도까지 육박할 가능성이 있어 온열 질환과 전력 대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날 10시를 기해 제주도(제주도남부, 제주도동부), 경상남도(거창·함양·산청), 전라북도(장수), 인천(옹진)에 폭염주의보가 발표됐다.
아울러 충청남도(홍성), 강원도(화천), 경기도(성남·부천·과천), 전라북도(순창·김제)는 폭염경보로 변경됐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넘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되고, 폭염경보는 일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넘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폭염이 지속되는 것은 미국과 캐나다 서부 지역에 유례없는 이상 기온으로 폭염을 발생시킨 열돔 현상과 같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서부 지역은 낮 기온이 최고 50도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홍역을 치렀다. 미국에서는 산불 피해가 잇따랐고 캐나다에서는 폭염으로 7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조만간 열돔 현상으로 낮 최고기온이 36도를 넘어서는 기록적 폭염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열돔 현상은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 기류가 약해지며, 고기압이 이동하지 않고 뜨거운 공기층을 돔처럼 가둬 데워진 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장마가 끝난 뒤 북태평양 고기압이 자리한 상태에서 인도 북부에 위치한 티베트 고기압이 가세하며 열돔이 형성된다.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지난 2018년에는 열돔 현상으로 한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기도 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장마가 일찍 종료되면서 그만큼 폭염 일수가 늘어나 열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여름철 폭염을 일으키는 가장 큰 변수는 강수로 태양의 고도각은 정해져 있는데 그만큼 비가 오지 않는다면 기온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폭염을 일으키는 기압계도 필요해 또다른 변수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열돔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2018년에는 열돔 현상에 의해 열이 점차 쌓이면서 40도에 육박했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점유를 시작하는 단계로 티베트 고기압까지 덮은 게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열돔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열대저압부들 때문에 기압계 변동이 커서 길게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뉴시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