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자 정부가 부랴부랴 비상대책을 내놓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비와 돌발사고 등으로 정지 중이던 신월성 1호기, 신고리 4호기, 월성 3호기 등 원전 3기를 이달 순차적으로 재가동한다고 어제 밝혔다. 중앙부처 등 전국 공공기관에는 낮시간대 에어컨 사용을 중단 또는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공공기관 에너지 사용 자제 요청은 최근 몇 년간 없던 일이다. 전력수급 상황이 다급하다는 얘기다. 탈원전 정책을 고집한 문재인정부도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선 원전 외에는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것이다.
정부의 전력수요 전망이 번번이 빗나가는 건 문제가 있다. 이번 주는 2018년 여름에 버금가는 폭염이 예고돼 올여름 전력수급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어제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했다. 돌발 상황에 따른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해 통상 전력예비율을 10% 이상으로 유지한다. 하지만 이번 주 전력예비율이 올해 최저 수준인 4GW까지 떨어질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2011년 9월 블랙아웃 당시 예비율은 3.43GW이었다. 이번 주 전망치와 불과 0.57GW 차이다. 게다가 정부가 예상하는 전력수요의 최정점은 8월 중순이다. 블랙아웃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