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인근 해역에 파병됐던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전체 장병의 90%가 확진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감염경로와 방역대책 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감염경로와 관련해 군은 기항지에서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재민 국방부 차관은 21일 CBS 라디오에서 “6월 28일에서 7월 1일 사이에 현지에서 군수품 적재가 있었다”면서 “7월 1일까지 마지막 군수품 적재 이후 2일부터 증상자가 나왔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어떤 문제가 있지 않았겠느냐고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도선사가 탑승하면서 감염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방호복을 착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결국 정확한 감염 및 전파 경로는 역학조사를 통해서라야만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보건당국과 함께 초기 감기 증세를 호소했던 승조원들의 담당 업무와 동선 등을 파악해 감염경로와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사건 발생 장소인 문무대왕함은 이미 철저한 현장 소독을 거친 뒤 인수·인계 과정을 거쳐 항해 중이고, 청해부대 34진 장병 대다수는 확진된 상태라 정확한 감염경로를 단기간 내 밝히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해부대의 코로나19 감염 당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대응이 신속하지 않았던 것도 풀어야 할 의문이다.
감기증상자가 처음 발생한 것은 지난 2일. 합참 보고 시점은 10일로 ‘감기증상자 다수 발생’이란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함정 내 거리두기와 방역조치가 이뤄졌다고 하나 신속하게 보고했다면 작전 중지 등의 조치가 더 빨리 실행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해부대 34진이 지난 2월 출항 당시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준비가 왜 그렇게 부실했는지도 의문점이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국방부 보고를 근거로 “청해부대 34진은 출항 당시 치료제나 산소통 등 코로나19 대비가 없었다. 성능이 불확실한 자가진단키트와 감기약이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은 이날 새벽 1시쯤 아프리카 현지를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