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모(32)씨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빔프로젝터를 장만했다. 예년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열리면 지인들과 야외 관람 행사장을 찾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집에서 보려는 것이다. 주말에는 낮 시간대에 지인 한두명을 집으로 초대해 국가대표팀의 주요 경기를 함께 관람하기로 했다. 이번 올림픽은 개최지인 도쿄와의 시차가 없어 주요 경기가 대부분 낮 시간대에 예정돼 있다. 박씨는 “예전처럼 올림픽을 즐기긴 어렵지만 집에서라도 경기는 챙겨 볼 생각”이라며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서 코로나 블루가 조금이라도 해소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례 없는 감염병 사태 속에 올림픽이 열리면서 국내외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번 올림픽을 두고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동시에 올림픽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올림픽을 기다려 온 시민들은 주로 실내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어울려 경기를 관람하려는 모습이다.
강도 높은 방역수칙으로 매출에 직격탄을 입은 자영업자 중에는 올림픽 특수를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수도권의 경우 오후 6시 이후 매장에서 취식이 제한적인 만큼 배달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 마포구의 한 중식당 관계자는 “예년보다 올림픽 분위기가 덜하긴 해도 저녁시간에 매출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일단 재료를 넉넉하게 준비하고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림픽 기간 모임이나 술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자칫 방역에 구멍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차 대유행을 주도하는 델타 바이러스의 경우 가벼운 접촉에도 감염 우려가 높은 것으로 전해져 사적 모임 자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밥이나 술을 함께 먹는 자리에서는 마스크를 벗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될 우려가 매우 높다”며 “델타 바이러스의 경우 전염력이 워낙 높기 때문에 개인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